질문으로 살아가는 존재

Part 1. 내가 나를 보는 방식 (자기 인식) (마무리)

by 철없는박영감
설명되지 않는 흔들리는 나


그런 나를 붙잡는 방식은 결국 질문이다. 나는 질문을 품고 살아간다. 그래야 ‘얼굴젓’이 ‘어리굴젓’이라는 본질로 돌아갈 수 있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오해와 의심을 품은 채 살아간다. 그것은 삶을 무겁게 한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떠나간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게 망토를 두르고 작대기를 휘두르던 철부지가 꿈꾸었던 진정한 영웅, 용자(勇者)의 모습이다.


질문은 답을 요구하는 듯하지만, 실은 답을 고정시키지 않는다. 답은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 나를 하나의 형상으로 묶어버린다. 그러나 살아 있는 나는 언어의 틀에 갇히지 않는다. 언어로 정의된 나는 이미 과거의 내가 되어 있고, 그 순간 나는 또 다른 나로 변해 있다. 그래서 나는 답을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 답은 내 안으로만 수렴된다. 오직 나를 흔들고, 나를 바꾸며, 나를 살아 있게 하는 데만 사용한다.


밖으로 꺼내진 답은 타인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를 고정시켜 버린다. 나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흔들리는 존재다. 질문은 나를 멈추지 않는다. 질문은 나를 열어둔다. 질문은 나를 가능성 속에 머물게 한다. 나는 질문 속에서 흔들리고, 그 흔들림이 곧 나의 삶이다. 즉 질문으로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내면 안 된다. 본질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모든 것은 제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 본질은 꾸며내지 않아도 스스로 드러난다.


질문은 불안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증거다. 답은 닫힌 문이지만, 질문은 열린 창이다. 나는 답으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다. 나는 질문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설명되지 않는 나, 그 불완전함 속에서 나는 질문을 품는다. 그리고 그 질문이야말로 나를 살아 있게 한다. 나는 질문 속에서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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