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지 말고, 보려고만 하지 말고...
한 번씩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인터넷에 비슷한 것이 있나 검색해 보면 어지간해서는 이미 누군가가 다 해놨다. 그럴 때는 ‘역시 사람 생각이 거기서 거기지’라며 나도 평범한 일개 범인이라고 깨닫는다. 동시에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또 있었네 역시 내가 미운 오리 새끼는 아니었어’라며 안심하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다양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고 해서 우유, 두유를 다 구비해서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구분해서 먹는데 하루는 둘 다 반컵 정도씩 남았고 사다 놓은 것도 없었다. 옷 차려입고 나가서 사 오기도 귀찮고 해서 둘을 섞어 먹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식물성, 동물성 구분하지 않고 그냥 섞어두면 냉장고 자리도 덜 차지하고 구분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둘을 섞어서 한 컵을 만들고 상추, 참치, 계란, 아몬드, 양파, 아보카도, 올리브를 넣어서 샐러드도 만들었다. 우웩! 그런데 우유, 두유 섞은 것이 이 맛도 저 맛도 아니고 뭔가 거부감이 들었다. 예전에 떠먹는 요거트를 처음 먹었을 때, 딱 이런 느낌이었다. 항상 작은 병에 든 달달한 야쿠르트만 먹다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엄마가 비싸지만 몸에 좋은 거라고 사 온 것이었다. ‘빙그O 요플O'였는데, 처음 먹어보는 맛이,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누가 먹다가 뱉어놓은 것 같았다. 지금은? 그릭요거트 아니면 안 먹는다. 그래서 혹시 우유, 두유를 섞은 상품이 있나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그런 상품은 없는데, 이미 아기들 영양균형을 위해 엄마들이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상품성 없는 맛이어서 제품화되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 역시나라고 생각하며 또 깨닫고 안심한다. 그리고 엄마가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 아기들이 조금 불쌍해지기도... 에헴.
타조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머리를 땅에 처박는다. 눈에 안 보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멍청한 행동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땅에 머리를 대고 울림을 감지해서 상대방이 얼마나 위험한지 판단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시속 80km의 뜀박질로 도망친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지 않기 위해 땅의 울림을 감지하는 행동이었다. 내 앞만 보이고 옆이나 뒤는 안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옆과 뒤에 있는 것이 누군가의 눈앞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잠들지만 지구는 계속 돌고 있다. 나는 안 보려고 눈을 감지만 눈꺼풀을 계속 보고 있다. 주변을 살피고, 눈을 떠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고만 있지 말고 느껴야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