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죽음애도
많은 사람들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야 진정성 있다는 말을 한다
말뿐이 아닌 행동이 더 진실성 있다고
그런데 어떤 행동은 보였을 때는 이미 늦어버릴 때도 있다
진정성과 진실성을 입에 담기에는 이미 그 의미를 넘어서버린다
자살은 결코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과한 죽음,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행위가 아니다.
벼랑 끝으로 몰린 사람이 선택한 죽음을
'자살'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맞을까
그날 나는 한 번 죽었던 걸까
그날 내가 선택하려고 했던 건 나를 죽이는 일이었을까
그때 그건 폭력이었다
내가 웃고 있으면 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밝게 웃으면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게 될 거라 여겼다
언젠가 괜찮아지리라 생각했다
끝이 있을 거라고
그 한 달은 일 년보다 긴 지옥이었다
하루하루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고
할 수 있는 건 단 하루를 버티는 것이었고
나에게는 그 긴 시간 동안 하루밖에 없었고
그 하루조차 견디기 힘들었다
마음속으로 세는 30일의 카운트다운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드러내는 게 싫었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들키더라도 그 이후의 일이 걱정됐다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것도 그들을 마주해야 하는 것도 나였으니까
그날로 돌아가면 항상 이불속에서 숨죽여 울던 모습만이 떠오른다
머리맡에는 옅은 빛줄기가 내려앉았고 어둠과 빛이 공존하던 그 시간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무력감을 다시 돌아가곤 하는데
이유 없이 쏟아지는 허무와 이불과 일심동체가 되는 그 시간
그건 있었던 일인가
나는 어디까지 기억하는 걸까
이 슬픔과 생각은 어디까지 왜곡되었는가
아마도
그때의 나와 마주하는 때가
그때의 나를 보내주는 때가
그때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가
그때가 이 글을 쓰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는 때가 있다
그 상황은 모두에게 다 다르겠지만
내 웃음 뒤엔 슬픔이 있었다,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어떻게 웃어야 할지조차 어색해 보였다면
그건 항상 슬픔을 달고 웃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또 웃는 것조차 어색한 나를 나무랐다
이 마음은 어떻게 보내줘야 할까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나로 살아가야 할까
내가 있긴 했을까
나를 찾을 수 있긴 한 걸까
언제부터 나를 잃어버린 걸까
이 끊임없는 고민은 아마도
그럼에도 살아가기 위한 것이 아닐까
방법은 모르겠지만 살고 싶어서가 아닐까
우리가 하는 그 모든 것들은 어쩌면 살아가기 위함이 아닐까
이미 그때 내가 나로 한 번 죽었다면
나는 나를 위한 애도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제껏 간간이 흘렸던 눈물은 모두 나를 살리기 위함이었던 걸까
비슷한 상황에 슬퍼하고 자살을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에 마음 아파하고
아직 그 시간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고
그때의 나를 떠올리고 울고 또 울고 서럽고 아프고
나는 그 수많은 눈물을 빌어 나를 애도하였다
그 수많은 슬픔을 빌어 이겨내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날의 슬픔을 보내주고 있었다
조금씩 아주 천천히 느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