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내려놓는 연습도 필요하다
가끔 아니 꽤나 자주 나는 나를 놓았다
놓았다는 말조차도 틀린 말일 수도 있다
지금도 여전히 나를 놓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빼먹지 않고 하던 운동을 하루 빼먹었을 때
잘 지키던 식단에 군것질이 추가되었을 때
매번 일어나던 시간보다 늦게 일어났을 때
열심히 살다가 피곤하여 하루 쉬었을 때
나와 했던 약속들은 좀처럼 지키기도 힘들지만
잘 지켰더라도 한 번의 어긋남으로 흐트러지기도 한다
나를 놓게 되는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하여
하나 둘 모든 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내려놓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경향성이라는 것은 정말 무섭다
딱 하나 틀어졌을 뿐인데
순식간에 모든 일이 도미노처럼 휩쓸려가버린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생각하는 것을 놓아버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그만해야하는데, 아니 뭐 어때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대로 무너지는건가
머릿 속 온갖 잡음이 얽히고 뒤엉켜서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다짐은 언제고 달성되지 못할 수 있다
다짐일 뿐, 그것을 수행하는 주체에게는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곤 한다
그런 순간이 필연적으로 언젠가 오게 된다면
그때마다 무너질 순 없다
하나를 지키지 못했더라도해도
앞으로 또 지키지 못할 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서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오늘은 해내지 못했지만
다시 하면 되고
다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