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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트 May 23. 2024

당연하다 여기던 것들을 생각하기.1

1편 기다림

어릴 적에 내재화했던 바른 습관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져서 

단 한번도 그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

생각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해야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것들이 의심할 여지도 없는 것이었을까

시대가 지나면 가치도 변하고 시간이 지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더욱이 요즘 시대는 나에게 그렇게 와닿는다

무엇 하나 옳은 것도 맞는 것도 정답도 정해진 것도 없다고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것들은 너무나 당연해서,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그 당연하던 것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서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때이다

그 당연함의 처음은 기다림으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어릴적부터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배웠다

기다림, 더 자세히 말하면 참을성이라고나 할까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먹고 싶은 음식이 있더라도 사고 싶은 물건이 있더라도

그럴때마다 다 해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모든 기다림과 참을성이 맞다고는 할 수 없다


기다리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다음의 일들에서였다.


##1

그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던 건 코로나 시기로 거슬러 간다.

코로나에 걸리면 누군가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누군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생각지도 못했던 찰나에 불시로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으며 증상도 천차만별이었고, 발열에서 시작하여 심하면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했으며 코로나 환자로 넘쳐나던 시기,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은 병원에서도 격리되었으며

응급실이 포화상태였음에도 더 이상 코로나 환자를 위한 장소가 없었다.


그 시기를 보내던 어느날 동생이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불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열도 나는 같았는데 그것보다는 가슴이 답답하다는 말에 두려움이 덮쳐왔다.

집에는 나와 동생 이렇게 둘만 있었으며 구급차를 불러야하나도 잠깐 생각했지만 급히 택시를 탔나

근처 큰 병원에 도착했다. 밖은 춥고 패딩에 몸을 맡겨야할정도였으며 계절은 겨울이었다.

코로나는 아닌 것 같았지만 열이 있었기에 병원건물에 들어가지 못했어서 병원에 딸린 응급실에 들어가고자 했지만 남은 자리는 없었고 열을 재보고는 일반병실에는 코로나 검사결과지가 없으면 들여보내주지 않는다고, 코로나 검사 조차도 들어가야할 수 있는데 그럼 어떡하냐고 묻는 말에 다른 병실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번호만 건네주고 문은 굳게 닫혔다. 상태를 살피려는 기색도 없었고 그저 단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태로 계속 시간은 흘러갔다. 응급실에 들어가서 검진만 해줄 수도 있었을텐데 들여보내주지 않았고 그렇게 밖에 켜진 히터 앞에서 추위를 피하며 다른 병원에 전화를 해보는 수 밖에 없었지만... 주변 그 어느 병원에도 남은 병실은 없었다. 전전긍긍 울먹이며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속에서 울분과 슬픔이 몰려온다. 정말 다행인것은 동생의 상태가 조금씩 괜찮아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상태가 나아졌고 그렇게 전화하기를 그만둘 수 있었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크게 느꼈다. 화가 났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었다고는 하지만 만에 하나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화나고 무섭고 분노가 차올랐다. 그때 생각했다.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힘을 가지고 싶다고


##2

두 번째의 경험은 누구나 자주 겪었을 일로 간단히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들 하물며 치과에서도 병원에서 내 차례가 돌아오기 기다리는 것은 꽤 오래걸린다.

특히 검진 경험이 없는 첫 방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기다린다는 것은 응당 그래야하는 것 같으면서도 시간을 허비하는 일과도 같다.

그렇게 병원에 한 번 같다오면 한나절이 지나있고 그날 하루를 거의 보내게 되는데 그게 너무 싫었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하루를 더 효율적이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고

그건 기다리지 않는 것과도 같다.


삶에서 항상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다림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을 때

기다림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힘을 가져야할지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이 시작된다


기다리는 건 이제 지쳤다

이젠 기다리지 않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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