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 이게 다 커피 때문이야
그래, 그런거였어
Y : 그게 무슨 이상한 소리야
J : 커피 때문이었다니까
Y : 커피 때문이라니
커피가 무슨 대단한 힘이라도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J : 그렇게 생각하니까 후련해졌어
뭐 사실이 아니면 어때
그걸로 충분한데
그렇게 살아가는 거잖아
Y :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있었던 무기력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를 그 이유 하나로 괜찮아졌다고?
확실하지도 않은 그 이유 때문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J : 그치만 분명 어제와 뭐 하나 다를게 없었는데
단지 다른거라곤 커피를 마셨다는 사실인데
그 이유 말고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게 말이 된다고?
평소 마시지도 않던 커피를 최근 잘 마셨다고, 좋아한다고 착각해놓고
가끔 마셔서 그런지도 모른 채 컨디션 저하에 영향을 미친거지
그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없어
그리고 그 이유로 그냥 괜찮아졌어
그럼 된거잖아
Y : 허, 그래 뭐
너가 괜찮다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J : 우린 그저 착각 속에 사는게 아닐까
그렇잖아
모르는 일을 마주하면 실제로 그런지도 모르면서 지레 겁먹고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미 성공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고
안될 것 같아서 하지 않으려고 했던 일을 막상 해보니 할만하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잘못된 선택이기도 하고
커피도 똑같은거지
분명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손에 안잡힌다고 생각했는데
그 원인이 커피였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평소와 달랐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별게 아니었구나 싶은거지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