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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에게
-너의 00번째 생일을 축하해.
생각해보니 우리가 친했던 적은 있었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눴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너에게 이 세상은 어떤지 이제는 하나도 모르겠어. 그때는 이런 생각을 하려는 인식조차 없었으니 모르는게 당연한걸까.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왜였을까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너와 멀어졌지만 조금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 그런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조금은 달랐을까.
이 세상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아무것도 알지 못했을 때의 공포, 알고 나면 조금은 달라질까 싶었지만 이 세상은 참 모르는 것 투성이야. 그치? 한 없이 실패하고 주저앉아도 매번 두렵더라, 그 눈들이 보는 나를 보는 게 말이야. 너는 나보다 분명히 더 잘 될거야. 어릴 때부터 봐왔으니까 그냥 느낌이 그래. 이유는 찾으려고 하지마. 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그저 몇 번이고 실패해도 되니까 일단 계속 가. 그 길이 모든 실패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 끝은 결국 성공일거야.
있지... 이 세상이 실패가 두렵지 않은 세상이 되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