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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석 Mar 31. 2016

꿈은 있어야 할까?

나는 내 꿈을 향해서 온전히 나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제 꿈은 과학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이 있다. 왜? 꿈은 있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무교육을 받으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장하면서 꿈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그래서 나의 초등학생 시절을 돌이켜 보면, 과학의 'ㄱ'도 모르는 나이에 과학자가 꿈인 친구들이 넘쳐났다. 요즘에는 심지어 동사무소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도 넘쳐난다고 한다. 물론, 그 안에서 정말 앞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워너비를 구상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렇듯,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는 꿈을 가지고 있고, 꿈을 꾼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굳이 꼭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대답하는 이유는 수업을 하다가 "왜 반드시 있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효과적으로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꼭 있어야 한다"라는 대답 대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인생에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지난 10년 간 걸어왔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초등학교 시절 나의 꿈은 과학자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과학자가 멋있어 보였으니까. 혹은, 과학자라고 하면 꾸지람을 듣지 않았으니까. 부모님이나 선생님도 나의 꿈이 과학자가 됨으로써 이 아이의 꿈 상태(?)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을 터였다. 

그 꿈은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한 역사 선생님을 만남으로써. 3년 동안 내내 한국사와 근현대사, 그리고 세계사를 한 선생님께 배웠다. 이 선생님은 많은 학생들에게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으로서의 존경을 받는 분이었다. 또한 교사들 사이에서는 진학에 필요한 역사 지식은 물론이고, 올바른 역사적 사고와 역사인식을 기르는 '역사 교사'로서도 정평이 나있었다.

자고로,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기 쉽다고 했다. '꿈'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생각도 없던 나에게 그 역사 선생님은 훌륭한 모델이 되어주었다. 단순했다. "나도 아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하는 역사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올바르게'에는 굉장히 많은 나만의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었다. 세대를 뛰어 넘어 소통하고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교사가 나의 꿈이었다. 그리고 나의 꿈이다. 아직도 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이 꿈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겐 다소 요원한 것이었다. 우선은 수능 공부를 해야 했고, 성적에 맞추어 관련 전공이 있는 대학에 가야 했으며, 졸업을 하고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지극히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수 년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평범하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거나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여기서 평범하다는 의미는 내가 평탄하게 역사 선생님이라는 꿈을 향해 일직선으로 된 길을 달릴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 꿈이 그 시간을 견디면서 온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까. 
나는 내 꿈을 향해서 온전히 나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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