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계탕 먹고 봄 햇살 따라 떠난 하루
점심시간 잠시 자유의 몸이 되는 순간.
1시간을 어떻게든 유익하게 보내고자 하는 우리는 사무직 종사자다. 10년 경력을 무시한 채 ‘이게 웬걸’ 팀으로 발령 났지만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나마 일은 사라지지 않는 회사 특성상 기존의 일들을 유지하며 살고 있는데 사람이란 참 신기하지. 이것도 적응이 되어 어떻게든 단 두 명이서 모든 걸 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점심은 회사에서 가까운 삼계탕집.
1만 원 이내로 반계탕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밑반찬도 좋고 반계탕이지만 넉넉하게 속도 채울 수 있어 즐겨 찾는 곳이다. 봄날의 햇살과 징검다리 연휴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유독 가벼워 보이던 날. 뜨근하게 한 뚝배기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며 생각한다. 이대로? 내가 마음 가는대로 ‘오늘 날 참 좋다.’하고 바로 퇴근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했다. 반차내고 머리 위에 뜬 햇살을 맞으며 퇴근을 했다. (사실 병원 검진으로 반차를 낸 것이나 기분이라도 내려 한다)
비록 오늘의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만 그 미래 먼 훗날의 언젠가는 오늘처럼 발길 닿는대로 마음 내키는대로 가고싶은 곳을 찾아 떠나는 나. 그런 내가 될 수 있을까? 왠지 느낌 상 가능 할 것만 같다. 마음 속 깊이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스물스물 떠오른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4월과 5월을 맞이하며 일탈을 꿈꾸는 모든 모니터 앞 회사원 분들에게도 이런 알 수 없는 응원의 한마디를 건네며,
오늘도 잘 살아 버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