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로 살아간다는 것(69)
(사진-티스토리 '블루스카이 다이어리' 펌)
지난 토요일에는 막둥이를 데리고 여러 곳을 갔었다. 엄니 병원에 갔다가 엄니를 모시고 오면서 점심을 먹은 후에, 마트에 들러 엄니 생필품(?)을 좀 사고 본가에 가서 tv를 좀 보다가 막둥이가 좋아하는 키즈카페에 가서 놀다가 다시 우리 동네 도서관에 들른 후, 거기서 막둥이 책을 반납하고 또 빌린 후, 거기서 책을 좀 보다가 컴백홈 한 것이었다. 집사람은 거제도 친정집에 청소를 좀 도와준다고 갔다. 처가댁에 자식들이 모여서 대청소를 했단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 막둥이를 볼 사람이 없어 내 차지가 된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키즈카페에서 일어났다. 막둥이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갈 때만 해도 '오늘 피곤하니까 여기서 좀 쉬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막둥이는 키즈카페에만 데려다주면 잘 노니까 난 그 안에 있는 안마의자에서 눈을 좀 붙이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요즘 키즈 카페에는 안마의자가 있어 보호자들이 잠시 쉴 수 있게 돼 있다.- 그래서 안마의자에 앉아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슬슬 올라오는 안마기의 기분 좋은 진동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아빠, 저기 우주선 타고 싶은데 할머니한테서 받은 만원 중에서 오백 원짜리 두 개만 주세요!"
https://youtu.be/v6k2qxHjeKo?si=z_a_TGvpI5Ipmj-C
막둥이의 목소리였다. 오늘도 할머니에게서 받은 만원을 500원짜리 스무 개로 바꿨는데 그걸로 우주선이라는, 빙빙 도는 놀이기구를 타고 싶다는 거였다. 난 아무 생각 없이 오백 원짜리 두 개를 줬다. 그전에도 늘상 내가 그 동전을 기구 안에다 넣으면 플레이가 되고 막둥이가 그걸 타왔기 때문에 막둥이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아니면 안마의자에서 일어나기 너무 귀찮았기 때문에 막둥이가 그걸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있다가 막둥이가 다시 나에게로 왔다.
"아빠, 오백 원짜리 한 개 넣었는데 안돼!"
"그걸 두 개 넣어야지!"
난 여전히 눈을 감고 말했다. 안마의자의 따스한(?) 진동에 눈을 뜨고 싶지가 않았다.
"아빠, 그런데 누가 와서 그걸 타고 있어!"
막둥이의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눈이 떠졌다.
'뭐? 오백 원을 넣었는데 누가 와서 그걸 탄다고?"
안마의자의 버튼을 off로 눌렀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건 안돼! -너무 오반가?~ㅋ-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