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26)

by 소방관아빠 무스


위에 보이듯이, 3살인 막둥이가 얼마 전에 어린이집에서 이런 걸 만들어 왔다. 자기가 만든 건 아닌 것 같은데... 선생님이 만드는 걸 지켜본 걸 갖고 온 걸까?, 어쨌든 이걸 가지고 와서 나쁜 아저씨?가 와서 자기를 데려가려고 하면 이렇게 외쳐야 한다고 선생님이 가르쳐 줬단다. 그리고 이걸 흔들면서


'안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하고 외치는 것을 놀이?처럼 했다. 그런데 그 표정이 얼마나 천진난만했던지 그걸 듣고 있는 나로서는 마음이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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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추석과 소풍, 그리고 점토놀이를 하면서 찍은 사진들)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서 뛰어놀아야 할 막둥이가 벌써부터 사람을 믿지 못하고 나쁜 아저씨?를 경계해야 하는 것을 배워왔다니... 몇몇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무 죄 없는 우리 아이들이 벌써부터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시대가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아이들이 맘 놓고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는 시대가 아닌가? 위로 또 중1, 고1의 언니들이 있지만 정말 딸아이 하나 키우기가 쉽지 않은 시대이다. 온갖 성추행과 유괴와 납치, 데이트 폭력 등... -여기서 이런 단어들을 쓰는 것만도 정말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이 날이면 날마다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뜨는 시대에 딸아이 셋을 어떻게 키워야 한단 말인가?


고등학생인 첫째는 학교를 마치고 학원과 스카(스터디 카페)에 갔다 오면 밤 12시가 넘어버린다. 난 11시 반에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어떤 날은 첫째가 오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못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잠이 드는 순간까지 첫째가 무사히 오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그러다 잠든다.~^^;;- 지금까지는 별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도 별 일이 없을 거라고 믿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한창 사춘기로 예민한 둘째는 집에 들어오면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 방에서 보낸다. 가끔 혼자 방에서 뭐 하고 있나 궁금하긴 한데 문을 열어 보면 짜증 낼 것 같아 그냥 공부하고 있겠거니 한다. -이럴 땐 내 학창 시절 때 가끔 내 방으로 과일을 깎아 접시에 담아 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막둥이 셋째까지, 모두가 테이블에 올려놓은 유리구슬마냥 조심스럽다. 이 구슬들을 꿰어 멋진 목걸이를 만드는 것은 부모의 몫일 텐데 나도 부모는 처음이라 내 손에 나는 땀을 닦기도 바쁘다.


부모도 잘해야겠지만 우리 사회가 좀 더 아이 키우기에 좋은 -정확히 말하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경제적인 측면이나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기 쉽지 않지만 날마다 터지는 사건사고 -그중에서도 세월호 사건이나 이태원 사건 등- 로 인해 다 키운 자식을 잃는다면 그 부모의 마음은 찢어질 듯 타들어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가 어린이 성추행부터 데이트 폭력까지,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사건 사고에서 안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래야 젊은 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번 이태원 압사사고의 원인과 진상을 정확하게 밝혀 공정하게 책임자를 처벌하고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건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대비책을 세워야 하겠다. 세월호 사건 때도 그랬지만 어른들의 안일과 태만이 우리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사지(死地)로 몰아간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하나하나 고쳐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안전한 대한민국,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그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빨리 와서 모든 부모와 아이들이 이렇게 덩실덩실 어깨춤을 출 수 있는 그 순간을 기대해 본다.


img_20221118170906747.jpg (이런 춤사위는 누가 가르쳐 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