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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 Apr 15. 2019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애도 결국 인간관계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100 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관계가 진행된다고 치면, 한 사람이 100의 노력을 하든, 둘이 50씩 하든, 한 명이 30, 다른 한 명이 70의 노력을 하든, 아무튼 적어도 어떤 할당량만큼의 노력이 채워져야 관계가 유지된다.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굳이 노력을 하지 않아도 같은 반 친구들과 매일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니까 딱히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원래 알던 사람과 계속해서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내가 자주 연락을 하든, 그가 나에게 자주 연락을 하든 적어도 한쪽에서 지속적으로 탭핑을 해야 하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여태껏 살아온 2n 년 간의 인생을 그에게 설명하고, 또 그의 긴 인생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연애도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의 한 종류다. 그래서 100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연인과의 사이가 유지가 된다. 그러나 여태껏 나의 연애는 내가 0-10, 상대가 90-100이었다. 나는 가만히 있고 상대가 호감을 보이기 시작해서 서로 알게 되고, 사귀게 되고. 그래도 나는 더 다가가지 않고, 더 나를 보이지 않고, 상대를 알려고도 노력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다가 상대는 더 이상 다가오기를 포기하고, 나는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 결국 관계가 정리되었다. 


이랬던 내가 연애를 새로 시작한다고 해서 바뀔 리가 있나.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바뀔 수가 있겠나. 그러나 이 전 연애들과 차이가 있다면, 이번 연애는 순탄치 않게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가 먼저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가만히 제자리에 있었고, 그가 계속해서 내게 다가오자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혹은 심지어 뒷걸음질 쳐도, 그는 계속해서 내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었기에, 앞으로 자신이 다치고 싶지 않다며 내게 그만 다가올 것을 선언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그제야 그가 내가 당연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나 자신을 열고 다가가는 것이 힘든 만큼 상대도 마찬가지인데, 나는 그걸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관계가 시작되게 되었다. 여전히 이 관계는 순탄치 않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듯이 내가 연애도 인간관계의 한 종류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바뀔 수는 없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 사이에서는 그가 내게 많이 다가와주고, 때로 내가 지나치게 오래 멈춰있는 것 같으면 그가 내게 한 마디씩 한다. 그럴 때마다 아차 싶은 마음에 나는 내가 미안하다, 내가 아직 서툴러서 그렇다, 하며 반 걸음 씩이라도 걸어가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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