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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 Aug 22. 2018

런던에서 계좌 열기 (Monzo, Barclays)  

악명 높은 런던 은행도 다 옛말이더라  

인터넷에 '런던에서 은행 계좌'를 검색하면 대부분이 '2-3주가 걸린다', '쓸데없이 복잡하고 깐깐하다'는 후기를 남겨서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Barclays, HSBC, Natwest 등의 '전통적인' 은행의 계좌가 아니라 '영국의 카카오 뱅크'로 일컬어지는 Monzo에서 일단 계좌를 열었다. Monzo의 계좌 등록은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여권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나는 몬조 계좌를 원한다'는 문구를 담은 영상을 등록하면 3일 내에 카드를 집으로 보내준다. 그러면 타 계좌에서 몬조 계좌로 돈을 송금한 후 바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나는 카카오 뱅크 계좌에서 몬조로 송금을 신청해 놓은 상태인데, 3-5 영업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은행에 가서 계좌를 여는 것이 번거롭고 이것저것 서류를 챙기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딱이다.



그러나 Monzo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계좌 이체나 현금 인출은 가능하지만 실물 파운드를 atm에서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환전한 파운드를 카드에 넣고 사용하고 싶었기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은행 계좌를 열 수밖에 없었다.


Registration day에 만난 런던 출신 동기가 '은행은 무조건 Barclays'라며 쓸 만한 모바일 앱을 가진 은행은 Barclays 밖에 없다는 말을 해서, 학교 등록을 마치고 근처의 Barclays를 찾아갔다. 그리고 나의 걱정과는 달리, 사전 appointment도 필요 없이 당일날 계좌를 열어 주었다! 원래는 appointment를 먼저 잡고 나서 서류를 가지고 재방문해야 하는데, 계좌를 열어주는 직원들이 빈 슬롯이 있으면 당일 계좌 신청도 받아주는 것이었다. 마침 필요한 서류인 여권과 school letter for the bank를 가지고 있었기에, 직원이 나의 서류를 복사하는 동안 온라인으로 appointment 등록을 해 놓고 바로 계좌를 열 수가 있었다. 다만, 실물 카드는 3-5 영업일 정도 후에 받아볼 수 있을 것이고, 실물 카드를 받고 난 후 모바일 뱅킹을 위한 5자리 pin number와 atm 사용을 위한 4자리 pin number 가 각각 배송될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 후기 중에서 'HSBC가 외국인들에게 계좌를 잘 열어주더라'라는 글을 몇 개 보았지만, 나는 Barclays에서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동기가 모바일 앱 때문에 Barclays를 추천했다고 했는데 (타 은행 앱은 지출이 바로 등록되지 않고 Barclays 모바일 앱에는 가계부 같은 기능이 있어 소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Barclays에서도 편리한 은행 앱을 강점으로 미는지 계좌를 열어주면서 'Barclays Mobile Bank' 앱을 다운로드하면 기본 세팅을 해주겠다고 했다. 내 앱스토어가 아직 한국 계정으로 되어 있어서 헤매자 직원이 친절하게도 본인이 세팅도 영국으로 바꿔주고 다운로드부터 계좌 등록까지 다 해 주었다. 또, Barclays에서는 personalized card experience가 가능하다면서 카드에 원하는 사진을 넣어주는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고도 했고, 내 폰을 보더니 폰이나 노트북 보험을 12파운드에 들 수 있다고 보험 추천도 해 주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Monzo 등의 신생 은행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아서일까. 편리한 모바일 앱이며, personalized card며, 깐깐하지 않게 계좌를 열어주는 것이며, 내가 기대하던 서비스와는 사뭇 달랐다. 영국 은행 관료주의 때문에 불편하다는 것 다 옛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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