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는 결이 있다.
글을 읽고 있으면, 그 글을 쓴 사람의 결을 느낄 수 있다.
만나보지 못한 작가의 손을 덥석 잡은 듯한 때도 있고,
글을 쓰면서 내뱉었을 숨이 글에 가득 차올라 있을 때도 있다.
난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면,
그 사람이 보냈을 글의 공간을 생각해 본다.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글의 결을 느끼게 될 때도 있고,
일부러 알아봐 달라 대놓고 훅훅 그어놓은 결을 보게 될 때도 있다.
누군가 보아 주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쓴다지만,
우선은 본인이 쓰고 싶고 보고 싶어 쓰는 게 글이 아닐지.
그렇게 글에 본인을 담으니,
글에서 느껴지는 건 사람이다. 그 글을 쓴 사람의 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