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7등급이던 내가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

by 강현수

공부를 시작하기 전,

나는 평범한 아이였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수학 단과 학원과 태권도,

그 뒤로는 종합학원까지…

부모님 덕분에 학습 환경은 나쁘지 않았지만

나는 중간 수준의 학생이었다.


중학교 내내 성적은 120등에서 160등 사이를 오갔다.

내가 살던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이었고,

그럭저럭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야간 자율학습이라는 낯선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공부와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고1이 되자 수학은 완전히 손을 놨다.

아예 포기한 ‘수포자’였고,

결국 1학년 성적은 내신 7등급.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았고,

공부는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느 날 문득 경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나는 달라졌다.


경찰이 되는 방법을 하나하나 검색해 보기 시작했고,

‘경찰행정학과’라는 전공을 알게 되었다.

그 학과를 나오면 특채 시험으로

3법(형법, 형소법, 경찰학)만 시험을 보면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동국대, 용인대 등 이른바 ‘5대 경찰행정학과’를 목표로 삼았다.

그게 내가 처음으로 세운 ‘목표’였다.


목표가 생기자

나의 하루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7등급이던 내신은 어느덧 5등급까지 올라왔다.


겨울방학이 찾아오던 무렵,

‘공부를 왜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검색하다가

공부 유튜버 강성태 님의 66일 챌린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챌린지에 도전했고,

그때 처음으로 공부 습관이 만들어졌다.


또한 조남호 님의 스터디코드 영상을 보면서

공부에 대한 동기를 더 많이 얻게 되었다.


단지 ‘성적’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던 그때의 나는

아직도 내 인생에서 소중한 버전이다.


3학년 1학기가 끝나고,

나는 부모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경찰행정학과를 가고 싶어요.”

“그런데 대부분이 사립대예요.”


부모님은 국립대를 원하셨고,

나는 경찰행정학과를 고집했다.


어느 날, 친형이 말했다.

"내 친구도 대학 다니다가 경찰 됐어."


그 말을 듣고 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담임 선생님께서 내게 말했다.


“끝까지 내신 챙겨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 말이 내겐 다시 한번 ‘기회’를 잡게 해 주었다.


그래서 3학년 2학기까지 성실히 내신을 챙겼고,

최종적으로 내 내신은 4.52까지 올라갔다.


7등급이던 내가

공부를 시작해서

내신을 4등급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단지 ‘운’ 때문만은 아니었다.


목표가 있었고,

그 목표를 향해 한 발짝씩 걸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그 내신 성적으로 대학에 다니고 있다.

꿈꾸던 경찰행정학과는 아니지만

그때 공부한 덕분에

내 삶의 방향은 확실히 달라졌다.


하고 싶은 게 없는 시기를

나는 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전혀 모르던 시간도 있었다.


그 시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해봐도 돼.”


게임이 좋다면, 실컷 해보자.

나는 그렇게 살다가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시기’를 겪었고,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늘었고,

그 속에서 ‘경찰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찾아왔다.


운이 좋았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하고 싶은 것을 따라 살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생기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나는 왜 공부해야 하지?”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지금 좋아하는 것에

진심을 다해보자.


그 끝에서,

당신만의 길이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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