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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May 23. 2022

<애프터 양> 우리의 기억

누군가를 추억하는 방법

<애프터 > 관람후기입니다. <애프터 > 안드로이드 인간 (저스틴 H.  ) 잃고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양이 떠난  그를 가족과 같이 받아들였던 제이크(콜린 파렐 ) 그의 메모리 뱅크를 들여다보며 추억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작가주의 영화라기보다는 영상미가 돋보였습니다. 100분에 가까운 상영시간 동안 감성적인 콘셉트 영상을 보는  같았습니다. 영화관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든달까요.



안드로이드 인간이라고 하면 현재 우리의 생활에선 서빙 로봇이나 인공지능 스피커 정도가 떠오릅니다. 아직까진 윤리적인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한정된 기능만을 수행하기도 하고요. <애프터 양> 속에서의 양은 동양인 남성의 외형을 가진 공손한 인격체로 그려집니다. 제이크와 함께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나누지는 못하지만 제이크 부부 입양 딸의 오빠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가장 와닿았던 장면은 양이 친구와 함께 음악을 즐기며 가족 테두리 바깥에서 교류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집에 들여진 그가 본인의 의지에 따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그들과 교류하고 그들에게 추억되는 사람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때 흘러나오는 배경음악도 극의 집중도를 높입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 작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사운드트랙인 'Glide'가 양의 기억 속에 삽입되어 제이크의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고요. 이 곡은 엔딩 크레딧을 장식하기도 합니다.



제이크가 영화에서 양을 추억하는 것들처럼 누군가를 추억하고 그리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요소보다도 함께 했던 공간이나 향, 목소리 또는 당시에 흘렀던 음악같은 것들이 그날의 기억을 좌우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한 사람을 향해 느끼는 감정은 각각 다르고, 그 사람을 향한 시선도 천차만별이지요. 영화 속 인물들이 추억하는 양도 어떠한 인격체였다, 하는 묘사보다는 이미지의 나열이고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이나 초록의 풍경이 그를 구성합니다. 누군가 세상을 떠난다면 우리는 생전의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함께 했던 이들 모두 다른 모습으로 떠난 이를 기억할 겁니다.


사진=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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