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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un 16. 2022

끝나고 시작되는 <경아의 딸>

피해자의 이야기는 마침점이 없다

영상 유출 이후 피해자 연수는 살던 집과 직장을 도망치듯 벗어납니다. 셋방에서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TV를 보며 세상으로부터 도피합니다. 유포자인 전 남자친구가 실형을 선고받지만 그렇다고 온라인 피해가 영구적으로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한번 퍼진 영상은 삭제가 힘들어 주기적으로 영상 삭제 업체와 계약을 연장해야 하고, 과정에서 연수는 피해를 매번 상기합니다. 물리적 비용과 수고로움 모두 피해자 연수의 몫. 생활고까지 겪게 됩니다. 정신적 피해까지 입은 연수는 교단에 서지 못하고 재택근무를 알아봅니다. 엄마 경아조차도 안타까운 마음을 피해자 연수에게 쏟아내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지요. 사실 경아가 연수를 향해 내지른 화살은 그조차도 과거 남편으로부터 겪은 가정폭력에서 기인한 것. 모녀의 상처가 맞닿으며 상영관은 눈물바다가 되어버립니다.



영화는 연수가 피해 이후 겪는 상황과 감정을 세심하게 쫓습니다. 그러면서 영상 유출 피해자는 이전의 일상을 다시는 돌려받을  없다는  보여줍니다. 피해자의 이야기는 끝나고 시작되지요. 앞으로도 연수 무수히 부딪히게  피해들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사진=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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