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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ul 04. 2022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알고 싶어진 순간

"패턴을 좀 알고 싶네요."

이 영화는 의심과 관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상대를 향해 붕괴되어가는 과정을 담는다. 누군가를 알고 싶어진 순간 이미 붕괴는 시작된 것.



변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해준(박해일 분)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피의자로서 심문한다. 의심으로 시작된 관계는 관심으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수사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해준은 서래에게 빠져든다. 결정적 증거가 되는 휴대전화를 서래에게 넘기던 순간, 해준은 지켜오던 것들과 신념 그리고 '꼿꼿한' 자세 모두 내던지고 서래로 인해 붕괴되었음을 토해낸다. 붕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 서래 또한 붕괴한다.

시간이 흐른 후 다른 사망사건으로 재회한 두 사람. 해준은 방어적 자세로 서래를 대한다. 서래는 해준에게 자신의 언어로써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사라진다. "당신이 내게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은 끝났고 나의 사랑은 시작됐어요."



사진=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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