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탈로치는 엄마들이 어떤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우리가 답하는 질문은 샬롯메이슨의 살아있는 교육 1 '9세 이하 어린이들의 훈련과 교육 가정교육'의 질문을 바탕으로 부부간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되었다.
요즘 교육에 대해서 홈스쿨링이다 혹은 대안교육이다 혹은 공교육이다 하는 말이 많다. 나는 생각할 수록 교육은 방법론이기 보다는 사상 혹은 철학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방법론은 어떤 사상 체계를 전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곧, 사상과 철학에 대한 정리 없이는 어떤 교육이 좋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부모들은 혼란스럽다.
구글 검색에 '대안학교 위기'를 검색하니 각종 뉴스가 많이 뜬다. 그건 문 닫는 대안학교가 많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지만 '대안'이 없는 학교가 되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몇가지 추스려서 보니 결국에는 한 메시지로 귀결된다. 대안학교도 결국에는 방법론이 아니라 교육의 사상 체계가 튼튼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야 한다. 인간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 이런 질문들만해도 답변하는게 쉽지 않다. 이런 교육 사상과 철학이 튼튼하지 않으면 대안학교는 방법론만 무성한 공교육보다 더 혼란스러운 교육 시스템으로 전락할 수 있다.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Johann Heinrich Pestalozzi, 1746년 1월 12일 ~ 1827년 2월 17일)는 스위스 교육가였는데 19세기에 어린이를 온전한 인격체로 대한다는 교육 사상을 정립하였다. 그 오래전부터 어린이 교육에 대한 사상과 철학을 정립한 교육가라니 정말 대단하다 싶다. 당시의 일반적 인식은 아마도 아이들은 열등하다거나 아이들은 슬리퍼로 맞아야 한다거니 이런 어른 중심의 사상이 일반적이었다. 그는 고아들의 대부이고 어린이 교육에 있어서는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페스탈로치의 교육 사상은 아주 영향력이 있어서 프로이센의 군주가 찾아올 정도였다고 한다. 아래는 위키피디아에서 발췌한 그의 인용문이다. 감동적이고 그의 사상을 볼 수 있어서 나누어본다. (위키피디아: 페스탈로치, 2023.03.31)
"가정은 도덕상의 학교다.
가정에서의 인성 교육은 중요하다. 가정의 단란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다. 그리고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거룩한 즐거움이다.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께 모든것을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가난하면 감격하기를 잘한다. - 마음이 겸허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없고 항상 부족하게 생활한다는 그 자체가 가난한 사람을 겸허하게 하고, 감격하게 하는 것이다.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는 조국에 충실히 봉사하는 사람이 되기 어렵다. 우선 좋은 부모, 좋은 자식, 좋은 형제, 좋은 이웃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식구를 위해서 나아가 이웃과 나라를 위해서도 건강해야 한다. 요새를 지키듯 스스로 건강을 지키자. 고귀한 지혜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자신에게 순수한 인격이 없다면, 어두운 그늘이 그를 둘러쌀 것이다.
그러나 천한 오막살이에 있을지라도, 교육된 인격은 순수하고 기품있는 만족된 인간의 위대함을 발산한다. 고난과 눈물이 나를 높은 예지로 이끌어 올렸다. 보석과 즐거움은 이것을 이루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교육은 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수단이다." -페스탈로치-
아이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라면 결국 자신의 교육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교육 사상과 철학에 대해서 질문을 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아이의 교육에 바탕을 두고자 하는가? 페스탈로치는 아이는 온전한 인격체라는 사상적 토대를 두고 그가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법론을 구체화하였다. '이 방법이 옳다' 아니면 '저 방법이 옳아'라고 말하기 이전에 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점검하자.
요즘 TV나 유투브를 보면 아이를 다루는 유명한 프로들이 많다. 유명인사가 나와서 아이들을 훈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주 하는 질문은 '저 사람은 과연 아이들에 대한 어떤 교육적 사상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다른 아이들의 사례를 보면서 그 방법론을 탐구하다보면 결국에 진짜 답을 찾기는 커녕 머리만 더 혼란해지는 경험을 수차례하였다. 각 가정의 상황이 다르니 우리 아이에게 적용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 결국 부모로서 '지식'을 가지지 않으면 그런 TV 육아 프로들을 보고 분별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아이 교육에 대해서 거의 고민하지 않고 생각해보지 않으며 공부하지 않은 부모가 이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이 뭔지 어떻게 알겠는가? 혼란만 가중되고 육아는 어려워지며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를 알기 위해서 공부하기로 했다. 공부를 통해서 지식을 갖추고 더 즐겁고 유쾌한 육아가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결국, 부모가 성장하는 가정 교육이 답이다.
질문에 대한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을 뿐더러 질문은 더더욱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질문이 필요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가야 한다는 사실은 안다. 단순히 기본적인 욕구와 관련된 질문이 아닌 깊은 고민이 담긴 질문을 시작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과연 어떤 사랑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처음 던져 본다. 하루의 일상을 되돌아보면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놨다. 다시 말하면, 아이들에게 지식이 담긴 사랑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식적인 사랑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엄마로서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에 대한 처절한 고민과 실행은 있어도 육아는 어떤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하지 않았다는 것에 깊은 반성을 한다.
책에서는 교육을 많이 받고 유능한 엄마일 수록 처음 6년 동안 자녀교육을 타인들에게 위임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멋진 방향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홈스쿨링이나 정규교육과정보다 좀 더 질적으로 나은 교육을 제공하고 싶은 엄마로서 그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 큰 아이가 만 4세이고 세 아이 모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고 나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책과는 상황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아이들과 가치 있고 헌신된 시간을 보낼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일을 할 때 매주 일에 대한 아젠다를 작성한다. 육아는 그 날 그 날 무엇을 할지 고민하며 머리를 부여 잡는다. 다시 생각해보니 육아의 일주일 아젠다가 없었다. 그러니 매일 매일이 곤혹스럽지 아니할까. 육아는 일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나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이 가치 있는 일에 좀 더 집중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