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함이라는 주제가 이처럼 맞는 도구가 있을까?
"계영배"(戒盈杯,지나침을 경계하는 잔)
최인호의 소설 "상도"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동명 드라마 "상도"를 통해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드라마에서 임상옥과 19세기 대표적 민란인 홍경래와의 스토리 가운데 한 장면에서 등장하며
이미 이전의 여러 장면에서 복선(伏線)의 의미로 이 계영배가 많이 회상된다.
적어도 임상옥에겐 이 계영배가 그의 장사하는데서의 중심적인 가치 도구였다고 여겨진다.
이 신비로운 술잔은 고대 중국에서 제천의식때 사용하던 잔으로
역시 과음을 경계하기 위한 잔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 불리기도 한다.
술잔의 70% 이상을 따르게 되면,
잔에 담긴 모든 술이 다 빠져나간다.
중국에서 유래된 이 술잔이 특히 조선시대에까지 알려져서
소설 "상도"에서는 도공 우명옥을 통해
거상 임상옥(1779~1855)에게 전해지게 된다.
임상옥은 술병을 들어 잔에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
이미 이 잔의 신통력을 알고 있는 임상옥이었기에 그는 술잔의 70퍼센트 정도만 술을 채웠다.
임상옥이 가득 채우지 않자 이를 지켜보던 조상영이 입을 열어 말했다.
"어찌하여 술잔을 가득 채우지 않소이까?"
"나리."
임상옥이 대답했다.
"나리께서 직접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술잔을 가득 채우면 술이 없어지는 것을"
조상영이 다시 물었다.
"이 정도만 채우면 술이 없어지지 않는 것인가."
"그러할 것이나니다."
"좋소. 한번 지켜볼 수 밖에."
조상영은 7부 정도만 채운 잔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는 조상영뿐만 아니었다.
연회에 참석했던 모든 악사와 모든 기생들도 감히 이 잔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청소년 상도 4권 "계영배의 비밀 중"- 최인호 지음/김범진 그림, 여백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지금,
또 다른 분쟁과 경기침체, 이런저런 쏠림과 메마른 현실이 교차되는 모습 가운데
스웨덴의 삶의 가치인 라곰(Lagom, 적절하고 균형진 삶의 방식),
그리고 이 계영배(戒盈杯)의 시사하는 바와 삶의 가치는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제발, 보여지고 보게되는 이 시대의 리더라고 하는 분들은 이 덕목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기를,
(물론 스스로에게 동일한 다짐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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