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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Sep 17. 2022

아이유의 "가을아침"을 다시 들으며...

양희은의 가을아침도 함께

흔히 리메이크(remake)되는 음악은 원곡의 가치를 넘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해외의 가요, 팝에서는 리메이크 되는 곡이 여전히 많다.


지금은 방송되지 않지만 예전 JTBC에서 방송된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투유 프로젝트란 진행자 두 명이 다 유씨<유재석, 유희열>라 그리 타이틀을 붙였을지도)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원곡과 새롭게 리메이크 되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느껴지는 매력이 있었는데,

1. 원곡과 리메이크 곡의 절묘한 음악형식의 조화된 부분

2. 원곡과 리메이크 곡이 같은 화성(쉽게 말한다면 같은 음악코드)으로 들릴때의 감동과 희열

(특히 이 부분은 더 크로스의 "Don't Cry"와 리메이크 한 엔플라잉의 노래가 동일한 화성이었다는 것)

이 두 가지의 매력에 끌려서 당시, 이 프로그램에 푹 빠져서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가을이라는 계절을 많이 좋아한다.

시원하고, 청명하고,

"고독"이라는, 사람이 누리는 고차원적인 감성을 누리기에 최적의 계절이기도 하고

여기에 책을 읽는 독서라는 행위가 포함되면 한 사람이 가장 최적화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연하게 아이유의 "가을아침"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31년전 가수 양희은의 <양희은 1991>에 수록된 노래고,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지명되기도 한,

전설적인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https://youtu.be/ysn6tCr3iQc

<양희은 가을아침 1991.10>


아이유는 이 노래를 2017년 데뷔 9주년에 맞추어서 리메이크 버전으로 공개를 했는데, 

(아이유의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

당시 소속사의 설명은 "성적과는 무관하게 팬들에게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게 보탬이 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이 곡은 높은 성적을 지속적으로 유지했고,

매년 가을마다 계속적으로 찾게 되는 곡이기도 하다.


https://youtu.be/ZDoH5dQ58ps

<아이유-가을아침>


가을아침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 음


눈 비비며 빼꼼히 창밖을 내다보니 삼삼오오 아이들은 재잘대며 학교 가고
산책 갔다 오시는 아버지의 양손에는 효과를 알 수 없는 약수가 하나 가득 음


딸각딸각 아침 짓는 어머니의 분주함과 엉금엉금 냉수 찾는 그 아들의 게으름이
상큼하고 깨끗한 아침의 향기와 구수하게 밥 뜸드는 냄새가 어우러진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응석만 부렸던 내겐


파란 하늘 바라보며 커다란 숨을 쉬니 드높은 하늘처럼 내 마음 편해지네
텅 빈 하늘 언제 왔나 고추잠자리 하나가 잠 덜 깬 듯 엉성히 돌기만 비잉비잉 음


토닥토닥 빨래하는 어머니의 분주함과 동기동기 기타 치는 그 아들의 한가함이
심심하면 쳐대는 괘종시계 종소리와 시끄러운 조카들의 울음소리 어우러진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응석만 부렸던 내겐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뜬구름 쫓았던 내겐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 음



양희은이 부르는 원곡의 노래는 포근하고 

마치 딸아이에게 배게에 뉘여 귀지를 파주면서 들려주는 노래 같고,

아이유가 부르는 노래는 

감수성이 풍부한 딸이 맑은 가을하늘의 청량함을 밝게 노래하는 듯한 느낌........


양희은이 부르는 원곡의 노래에서는 클래식 기타가 따뜻한 선율을 들려주었다면

아이유가 부르는 노래에서는 포크기타의 청량하고 깨끗한 연주와 

하림이 연주하는 틴 휘슬(Tin Whistle)

*틴 휘슬(Tin Whistle)은 아일랜드의 국민악기라고 할 정도로 대중적 악기임(Irish Style)


두 버전에서 아날로그한 악기 스타일의 감성이 각각의 가수와 조화롭게 이루어진 것 같다.


<집 앞에서 직접 담은 하늘 사진>


2017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느꼈던 가을하늘의 그 맑고 깨끗함이 여전히 기억된다.

다음에 북유럽에 가을정도에 가게 될 때(연차를 활용해야 하니 추석명절을 활용해서 가야하는 게 숙명)

맘껏 그곳의 가을하늘을 느끼며, 아이유의 가을하늘 노래를 듣는다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가을이 될 것 같다.


#아이유_가을아침

#양희은_가을아침

#꽃갈피_둘

#가을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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