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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Nov 04. 2023

로포텐에서의 사색(1)

내면의 생각이 꿈틀거린다.

스볼베르(Svolvaer)에서 렌터카를 운전해서 E10번 고속도로를 달린다.

워낙 절경의 풍경이 펄쳐지기에, 그리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우리나라의 "졸음쉼터"같은 잠시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군데군데 있다.


무리를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틈틈히 그런 구역들에 잠시 차를 세우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 구역마다 보여지는 경치는 그야말로 아름답고 생각을 깊게 하는 곳이다.



<스볼베르에서 나온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E10번 고속도로>


우리로 보자면 그저 왕복2차선 국도의 모습이겠는데,

엄연히 여기는 유럽의 고속도로 10번째로 숫자가 부여된 정식 고속도로이다.(E10)


속도제한은 보통 직선구간은 80km, 곡선이 있는 구간은 40~50km 정도로 되어 있으며

군데군데 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기에, 과속은 지양하는 게 좋다.


겨울에 온다면 저기 보이는 산은 눈이 쌓일 것이다. 그리고 오로라가 발생한다면,

그것과 산의 줄기와 어울려져서 그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일 것이다.


그저, 여기 있다는 게 좋았다.

이곳에 존재해 있는 스스로의 존재가 그렇게 좋았다.

평생, 경험해 본 적없고, 본 적도 없었던 로포텐의 진짜 자연 가운데 내가 있는 것이다.


 

<도로 중간에 비상정차를 할 수 있는 구역을 나타내는 빨간막대>


구름이 많긴 했지만 햇빛이 비추고 있었고, 

깨끗하고 쾌적한 공기에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옆으로 보이는 바다, 그리고 산줄기 가운데서 고독을 싣고 이곳을 달리는,

때로는 걷는 사람도 보였는데 이 단순하게 펼쳐진 곳에 왜 나를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로망을 가지고 있을까,

그만큼 도시의 회색지대에서 지쳐서 그런 것일까,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서 그 동질성의 부분이 느껴지는 것일까,


<로포텐 Lyngvaer>


마치 테트리스의 각을 맞추는 촘촘한 삶의 현장에서

이렇게 유유자적한 풍경을 보니 할 말을 잃게된다.


스스로의 존귀함을 생각한다.

조금 흐트러져 있어도 괜찮을거라 믿는다.

그렇게 딱! 각 맞추어서 살지 않아도 괜찮을거라 믿는다.


그동안의 딱 맞추는 삶을 살았던 내 자신을

보드랍게 쓰다듬는 시간이다.


내면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로포텐에서의사색

#2023년북유럽여행

#E10번고속도로

#그저여기있다는게좋았다

#할말을잃게된다

#괜찮을거라믿는다

#내자신을보드랍게쓰다듬는시간이다

#생각이많아지는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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