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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카테미넨 서점,
또 스톡만백화점을 둘러보다(1)

서점, 내 로망이다.

by 이민우

헬싱키 중앙에 있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서점이기도 하면서

어떻게 보면 전체 북유럽에서도 규모가 제일 큰 서점 축에도 드는 아카테미넨 서점

(Akateeminen Kirjakauppa, 영어로는 Academic Bookstore, 아카데믹 서점이라 불림)


그 전에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늘 계절이 맞지않아서 갈 수 없는 무민월드를 대신하는 무민샵이었다.

(투르크 옆 난탈리에 있는 무민월드는 6월 초에서 8월 중순까지만 문을 연다. 불가능한 일정이다)

그래서 여기 서점근처에 있다는 무민샵을 가려고 알아보고 했는데, 결과는.....


370038586_23884331414543988_9071516754511388245_n.jpg <무민샵은 공사중>


그렇다. 내부수리중이었다. 참 아쉽다.

나는 무민덕후이기도 한데, 무민에 관한 웬만한 그림책을 다 사 놓았고,

무민 캐릭터 상품도 적지 않게 소유하고 있다. 심지어 인형까지 내 방의 서재에 꾸며놓았을 정도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아카테미넨 서점에 들어왔다.

그리고 무민코너에서 한참동안을 이것저것을 둘러본다. 이렇게라도 무민에 깊이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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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누나들의 동화책 읽어주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아버지께서 출판사 전무로 계셨을 때, 집에 틈틈히 여러 책을 가지고 오셨고, 그 가운데는 동화도 많았다.


8살 차이, 2살 차이 나는 큰 누나와 작은 누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책을 읽어주었고,

특히 밖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어머니(파출부일)를 대신해서 거의 소녀가장급인 큰 누나는

나를 데리고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까지 데리고 다닐 정도로 나를 아꼈다.

(나는 지금도 그 누나 친구들 중 몆 명을 기억한다. 그리고 가끔씩 볼 수 있는 분들도 있다)


그 영향이었을까, 무민(MOOMIN)동화가 내게는 그 캐릭터와 스토리가 하나하나 깊이 다가왔고,

이렇게 여행지에서 보게되는 무민이란 동화는, 그 캐릭터는,

내게 있어 아주 편안한 쉼을 주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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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있었는데 이미 가지고 있는 것도 있었고

저기 법랑용기, 머그컵은 늘 욕심이 간다. 하지만 그것을 한국까지 가져와야 하는 것,

그것 때문에 구입을 할 수는 없었다. 다음에 한국의 무민샵에 들려서 마음껏 둘러보고 구입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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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림엽서, 각종 편지지-편지봉투등이 진열되어 있다.


한때, 난 편지를 참 많이 썼다. 정말 많이 썼다.

편지글을 쓴다는 그 설레임을 여전히 안다. 기억한다.

편지글을 더 잘 쓰려고 펜글씨 교본까지 구입해서 글씨쓰는 연습까지 했다. 그 결과,

아주 잘 쓰는 글씨체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못 알아보는 글씨체는 아니다. 그렇게 열정이 있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고 했나, 여전히 편지쓰기의 감성과 그 희열이 있는 것 같은데,

어느순간 그렇게 마음을 전하는 설레임이 많이 식었다. 조금씩 내 스스로의 감성이 무뎌진 듯한 느낌,

그 느낌이 있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나도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그저그렇게 무미건조한 사람이 되어간다.


여전히 나는 서점을 갈 때마다 여기 한국에서도

편지, 편지봉투, 그리고 각종 엽서를 진열해 놓은 곳을 웬만해서 꼭 들리는 편이다.

그리고 현재의 감성을 확인하고, 예전의 편지, 엽서를 쓸 때의 감성을 추억하고 그것을 다시 내면화하는 것,


아마 죽을때까지 이런 감성찾기와 내면화에 대한 욕구는 계속될 것이고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서점, 내 로망이다.

한국에서도, 여기 핀란드에서도 서점에 가기만 하면 무언가에 홀린 듯이 내 감성이 변화무쌍해지고

몸부림을 치면서 본연의 맑은 감성을 회복하려고 그렇게 몸부림을 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서점이 좋다.


그리고 앞으로 에스토니아 여행까지도 포함해서 서점과 도서관을 깊이 담게되는

이번 여행의 중요한 축의 시작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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