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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Nov 27. 2023

다시 아카테미넨 서점,
또 스톡만백화점을 둘러보다(1)

서점, 내 로망이다.

헬싱키 중앙에 있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서점이기도 하면서

어떻게 보면 전체 북유럽에서도 규모가 제일 큰 서점 축에도 드는 아카테미넨 서점

(Akateeminen Kirjakauppa, 영어로는 Academic Bookstore, 아카데믹 서점이라 불림)


그 전에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늘 계절이 맞지않아서 갈 수 없는 무민월드를 대신하는 무민샵이었다.

(투르크 옆 난탈리에 있는 무민월드는 6월 초에서 8월 중순까지만 문을 연다. 불가능한 일정이다)

그래서 여기 서점근처에 있다는 무민샵을 가려고 알아보고 했는데, 결과는.....


<무민샵은 공사중>


그렇다. 내부수리중이었다. 참 아쉽다.

나는 무민덕후이기도 한데, 무민에 관한 웬만한 그림책을 다 사 놓았고,

무민 캐릭터 상품도 적지 않게 소유하고 있다. 심지어 인형까지 내 방의 서재에 꾸며놓았을 정도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아카테미넨 서점에 들어왔다.

그리고 무민코너에서 한참동안을 이것저것을 둘러본다. 이렇게라도 무민에 깊이 빠져본다.




나는 어렸을 때, 누나들의 동화책 읽어주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아버지께서 출판사 전무로 계셨을 때, 집에 틈틈히 여러 책을 가지고 오셨고, 그 가운데는 동화도 많았다.


8살 차이, 2살 차이 나는 큰 누나와 작은 누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책을 읽어주었고,

특히 밖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어머니(파출부일)를 대신해서 거의 소녀가장급인 큰 누나는

나를 데리고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까지 데리고 다닐 정도로 나를 아꼈다.

(나는 지금도 그 누나 친구들 중 몆 명을 기억한다. 그리고 가끔씩 볼 수 있는 분들도 있다)


그 영향이었을까, 무민(MOOMIN)동화가 내게는 그 캐릭터와 스토리가 하나하나 깊이 다가왔고,

이렇게 여행지에서 보게되는 무민이란 동화는, 그 캐릭터는, 

 내게 있어 아주 편안한 쉼을 주는 존재였다.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있었는데 이미 가지고 있는 것도 있었고

저기 법랑용기, 머그컵은 늘 욕심이 간다. 하지만 그것을 한국까지 가져와야 하는 것,

그것 때문에 구입을 할 수는 없었다. 다음에 한국의 무민샵에 들려서 마음껏 둘러보고 구입도 해야겠다.


 



역시 그림엽서, 각종 편지지-편지봉투등이 진열되어 있다.


한때, 난 편지를 참 많이 썼다. 정말 많이 썼다.

편지글을 쓴다는 그 설레임을 여전히 안다. 기억한다.

편지글을 더 잘 쓰려고 펜글씨 교본까지 구입해서 글씨쓰는 연습까지 했다. 그 결과,

아주 잘 쓰는 글씨체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못 알아보는 글씨체는 아니다. 그렇게 열정이 있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고 했나, 여전히 편지쓰기의 감성과 그 희열이 있는 것 같은데,

어느순간 그렇게 마음을 전하는 설레임이 많이 식었다. 조금씩 내 스스로의 감성이 무뎌진 듯한 느낌,

그 느낌이 있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나도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그저그렇게 무미건조한 사람이 되어간다.


여전히 나는 서점을 갈 때마다 여기 한국에서도 

편지, 편지봉투, 그리고 각종 엽서를 진열해 놓은 곳을 웬만해서 꼭 들리는 편이다.

그리고 현재의 감성을 확인하고, 예전의 편지, 엽서를 쓸 때의 감성을 추억하고 그것을 다시 내면화하는 것,


아마 죽을때까지 이런 감성찾기와 내면화에 대한 욕구는 계속될 것이고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서점, 내 로망이다.

한국에서도, 여기 핀란드에서도 서점에 가기만 하면 무언가에 홀린 듯이 내 감성이 변화무쌍해지고

몸부림을 치면서 본연의 맑은 감성을 회복하려고 그렇게 몸부림을 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서점이 좋다.


그리고 앞으로 에스토니아 여행까지도 포함해서 서점과 도서관을 깊이 담게되는

이번 여행의 중요한 축의 시작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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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화에대한욕구

#서점_내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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