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우 Dec 05. 2023

추모, 그리고 애도의 시간들....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첫째, '애도'란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듯 타자의 죽음에 대한 애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도는 다가올 '나의 죽음'에 대한 애도까지 포함한다.


둘째, 진정한 애도는 슬픔과 비통의 늪에 침잠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애도란 나 또는 너보다 먼저 간 사람이 남긴 자취, 그리고 그에 대한 '기억'을 하면서

치열하게 '살아남음(survival)'의 '책임성'을 의미한다.


셋째, '애도'란 나 자신은 물론 타자의 삶과 고통에 '함께'하는 

'연민'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넷째, 연민과 애도란 결국 '생명을 향한 사랑과 미소'를 의미한다.


-"데리다와의 데이트" 제10장 애도와 연민 :함께 살아감의 존재방식

2)살아남음과 책임으로서의 애도 중,





 

올해 2023년으로 해서,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10주기가 되었다.

앞서 '애도'라는 표현을 했는데, 추도, 추모, 애도라는 여러가지의 고인을 기리는 표현들이 있다.

그 세세한 차이를 비교해 보자면,

추도, 애도는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다라는 뜻에 가깝다.

추모는 고인의 죽음을 기억한다라는 의미에 가깝다.


2013년 12월 1일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추도와 애도의 마음을 담아낸 것이 맞겠고,

오늘 2023년 12.1~12.5일의 마음은 추모의 부분이 맞다고 본다.


<아버지 유골함>


이렇듯, 추도, 애도, 추모의 마음은 지극히 경건하고도 깊은 철학적 의미가 있다.


나는 얼마전에 "데리다와의 데이트"라는 책을 읽고, 북콘서트도 참여했다.

저자인 강남순 교수님도 뵙고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것이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0주기가 되는 시간 가운데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삼송역 근처의 힐스테이트 삼송에

"한평책빵"이라는 독립서점이 있다. 

원래 은평구 불광동 서울 혁신파크내에 위치해 있었는데, 얼마전 이 곳으로 옮겼고,

첫 공식 행사로 "강남순 교수의 <사랑의 철학>"이라는 주제로 

"데리다와의 데이트"(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책을 가지고 북콘서트를 했다.




<강남순 교수님과 사진을 찍었다. 영광이다>


<데리다와의 데이트> 책


<강남순 교수님의 사인>


며칠동안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10년의 시간을 기억하여, 여기 북콘서트 외에는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하게 이 시간들을 보냈다.


그리고 이런 북콘서트까지 더해져서 나는 추도, 애도, 그리고 추모의 본질적인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여러가지로 보여지는 추도와 애도가 있어야 할 주변의 모습들을 떠올리고 헤아려 본다.


너무나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사회로 변해버렸기에 이렇게 추도, 애도, 그리고 추모를 한다는 것

이런 마음쓰기가 쉽지않은 시대에 살면서, 책의 표지에 있는 표현인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표현을 기억한다.

(맞다. 니체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어록을 차용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쏟는다는 것이 쉽지않고, 그것이 낭비인 듯 통용되는 이 왜곡된 시간과 환경 가운데,

내 이웃의 아픔과 때로 죽음이라는 것으로 인한 깊은 슬픔을 그냥 넘기지 않고 더욱 살필 수 있길 바란다.

그것이 진정한 '환대'이고 '사랑'인 것을 믿는다.


본질적인, 그리고 철학적인 생각과 물음이 있는 지금의 시간들이다.


#나는애도한다_고로존재한다

#추모그리고애도의시간들

#데리다와의데이트

#강남순교수

#진정한환대_사랑

#한평책빵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스토리에 400번째 글을 쓴다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