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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Jan 01. 2024

브런치에 들어오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들어와서 글쓰는 이의 자아를 새긴다.

2024년 갑진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지난 2023년은 6년만에 북유럽 여행도 우여곡절 끝에 다녀올 수 있었고,

지난 연말을 또 하나의 계기로 삼아서 본인의 퍼스널 브랜딩(주로 북유럽 주제의 분야)을 세우는,

그것을 차근차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가는 시간들로 이루어 가면서 다양한 분들도 만났다.


그러면서 이곳 브런치스토리에는 조금씩 지난 북유럽 여행기와 일상의 단상을 올리는 중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나에게도 글럼프/글태기가 찾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의 느릿하게 진행되는 삶의 스토리에 지쳤다고 할까, 그것에 대한 공허감이 내 몸과 마음을 지배한다.


연말의 이런저런 분위기, 

특히 얼마전에 있었던 애정하는 배우의 안타까운 뉴스들을 접하게 되면서 

내 안에 공허감과 우울증 지수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살아간다는 게 뭘까"

"내가 무엇을 기를 쓰고 이룬들, 언제든지 그것을 무너뜨릴 외부의 나쁜 힘이 나를 향한다면 어찌해야할까"

"직장생활과 내 미래를 향한 부캐활동을 하고 있는데, 웬지 모든게 헛된 것은 아닐까"

.

.

.

괴로운 시간이었다.

외로운 시간이었다.

아무런 힘이 없는 시간이었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마음을 주체하기가 힘든 시간이었다.


읽고 있는 책 "김언호의 서재탐험"(우리시대 독서가들과 책의 숲을 걷다, 김언호 저/한길사)이란 책에서

우리 시대의 지성중 한 명인 유시민 작가가 말한 부분을 읽고, 조금 정신을 차렸다.


<요즘 읽고 있는 두 권의 책>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 질문들은 독립한 인격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 뿐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이미 예감한 중년들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들이라고 생각한다.


- 김언호의 서재탐험 중, 50세가 넘으면서 과학책 읽기 시작한 작가 유시민의 내용 중,


평소에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 부분을 읽고 똑같은 질문을 내 자신에게 한다.

질문만으로 내 마음을 감싸고 위로한다.


 

<카카오브런치 웹 디자인 자료, 출처 : 카카오>


브런치에 들어오는 것이 싫었다.

괴롭고,

외롭고, 

아무런 힘도 없고,

마음을 주체할 의지력도 떨어져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여기 브런치는 내게 너무나 황송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확~ 탈퇴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제일 마음에 걸린 것은, 그 가운데서도 나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분들과의 관계가 그저 그런 것일까,


그건 아닐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앞서 유시민 작가가 말한 부분을 읽으면서 "의미있는 삶"에 주목했고,

"품격있는 인생"에 대해서 주목하며,

"행복한 삶"의 궁극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미 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기 연민을 느낀다.


이전 브런치스토리의 작성했던 글을 읽으며, 특히 댓글을 찾아 읽었다.

(안다. 지금 내 일상이 하도 허무한 듯이 느껴져서 다른 이들 글에 공감하고 댓글을 달 정신력도 안되는 것을)

그것들을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다.


결국 다시 이렇게 들어와서 글쓰는 이의 자아를 새긴다.

눈물날 것 같다.

너무 힘들었다.

진공상태와 같은 아무런 반응도 없고, 

무언가의 커뮤니케이션도 없는 것 같은 그 질식할 것 같은 공기에 나는 숨이 막혔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조금씩 생기를 찾아나간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를 쓰고 지금의 글을 작성한다.


타이핑을 하는 손가락들이 한결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밤시간이라 커피를 마실 수는 없지만, 향긋한 글의 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만의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유의 노래(요즘 우리은행 광고에서 아이유의 가을아침 노래가 나온다)를 들으면서 

마음을, 마음을 위로한다


https://youtu.be/ZDoH5dQ58ps?si=CgxugEJhZh5xzXVW

<아이유의 가을아침>


반주없이 나오는 첫 소절

그리고 중간에 오카리나 소리 같은데, 그 맑은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을 위로한다.


그래, 다시 아침이 오겠지,

새로운 아침이 다시 오겠지,

2024년도 이렇게 다시 시작되는 것이겠지,


이렇게 다시 브런치에 입성한다.

이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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