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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Jan 06. 2024

에스토니아 탈린에 가다(3)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에스토니아 올드타운의 거리를 걷다가 사람들이 잘 왕래하지는 않지만

내게는 매우 특별했던 곳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에스토니아의 역사를 기록한 돌판(보도블럭)이다.

여기서는 에스토니아의 기원에서부터 최근의 현대사에 이르기까지의 

에스토니아의 역사를 새겨놓았으며 그것을 하나하나로 연결해서 더욱 의미있게 해 놓았다.


평소 역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고, 학창시절 역사과목을 좋아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학교 역사 선생님께서 내가 작성한 과제나 시험점수등을 표준으로 삼으셨으니 말이다.

(믿기지는 않겠지만 국사, 세계사를 공부하며 학창시절 늘 탑 클래스의 수준이었다)


책에서 읽고 동영상으로 보았던 에스토니아의 역사에 대해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고 의미있었다.


<에스토니아 올드타운의 한 거리에 역사를 새긴 돌판>


골목길의 으슥한 곳을 들어가는 부분이었기에 사람들의 왕래는 적은 곳이었는데,

내게는 참으로 보석같은 의미의 공간이었다.

여행중에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생생한 기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있는 것인가,

그 현장에 나의 발길이 닿는다.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에스토니아가 세계사에 눈에 띄게 알려진 부분이

핀란드 독립때와 비슷한 시기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러시아에게서 벗어났지만 다시 독일에 지배당하게 되고,

독일이 "발트연합공국"이라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함께하는 괴뢰정부를 세웠으나 서부전선에서 패하며

그 가운데 발트3국 전체가 1차 독립을 한다.(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특히 에스토니아는 "에스토니아 제1공화국"이라고 하는 

에스토니아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정이 수립된다.

물론 당시 1차대전의 혼란, 

그리고 볼셰비키 혁명 가운데서의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정치적 혼란스러움 가운데 얻은 독립이었지만

에스토니아는 지난 천년여간 이어지고 있던 발트 독일인들의 경제적 지배를 벗어난 의미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가운데서 에스토니아는 나치독일과 소련의 협공과 정치적 계산 가운데서 

결국 1940년 6월 소련이 다시 침공하게 되고, 다음달인 7월 소련의 통제 가운데서 선거가 치러지고

"에스토니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그해 8월 소련에 합병된다.


바로 이 때의 근대, 현대의 역사가 에스토니아가 세계사에서 잘 알려진 부분의 핵심 부분이기도 하다.

 

<1940년~1953년때의 국기>


<1953년~1991년 재독립전까지의 국기>


에스토니아는 1980년대 후반때 부터 독립운동이 가열되었고,(인광석 전쟁)

1991년 발트3국의 그 유명한 "노래혁명"(BALTIC WAY)을 통해 발트3국이 소련연방에서 탈퇴하면서

독립을 얻게 되었다. 


바로 위의 핀란드의 독립, 그리고  겨울전쟁, 계속전쟁의 소련과의 전쟁과 영토할양,

최근의 나토가입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만큼이나 에스토니아도 참으로 격동의 시간을 겪었다.


  

<그 80년대 후반, 1991년의 독립의 과정을 새겨넣은 돌판>




2004년 에스토니아는 유럽연합(EU)에 가입했고(지금 에스토니아의 화폐단위는 유로()이다)

2011년 에스토니아 탈린은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23년 10월 6일,

나는 그 역사의 현장인 에스토니아 탈린에 있고, 몸소 그것이 새겨진 돌판(보도블럭)을 보고 있다.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 과정이기도 하고,

그리고 내 자신도 역사의 흐름 가운데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한 사람의 존재는 그 나라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이고, 역사의 뿌리이자 줄기이기도 한 

"역사의 근본"이라는 의의가 있다. 그렇기에 사람의 존재가 소중하고, 당신 자체가 역사인 것이다.


<발트의 길- 에스토니아를 포함한 발트3국의 노래혁명의 긴 줄>


순간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떠올린다.

근현대사의 고단한 역사의 길을 겪었던 대한민국, 그리고 지금 2024년 1월, 

여전히 고단한 역사 가운데 있고 대외적인 정세가 결코 만만하지 않은 지금,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저 멀리 북유럽의 발트3국 중하나인 에스토니아에서 이 역사적 산물의 기록과 돌판을 보고

나의 조국을 생각하게 되는 것, 참으로 가슴뛰고 감격적인 순간이지 않겠는가,


*참고서적 :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3국 여행하기(서진석 지음/카멜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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