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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Jan 17. 2024

에스토니아 탈린에 가다(6)

또 다른 서점에서 책의 향기에 취한다. 커피도 더해서....

에스토니아 탈린의 올드 타운을 걷는 중에 다른 또 하나의 서점을 발견했다.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고 겉모습이 "어서 여기로 들어오세요, 제가 잘 모실께요" 하는 듯한....

나는 그 부름(?)에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Raamatukoi 서점이다.


<Raamatukoi 서점>


앞서 Rüütel & Matilda English Bookshop 에서도 느끼고 경험했지만,

여행중에 맞이하는 서점은 포근함을 느끼게 되고,

쉼을 얻을 수 있고,

위로를 받는 공간이라고 여겨진다.


거침없이 서점의 정문을 통과해서 내부로 향한다.


<Raamatukoi 서점 내부1>


내부의 모습에서 이곳 서점은 새책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바랜 헌 책,

그리고 소수의 기념품과 팬시용품까지, 다양하게 물건들을 진열하고 있었다.


사진속의 모습은 두 딸을 데리고 함께 서점에 나온 모녀의 모습인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책이 진열된 공간에 손을 넣고 책을 빼서 읽고 다시 집어 넣고하는 모습,

엄마는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 뒤로 떨어져서 지켜볼 뿐이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허락을 얻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런 서점 나들이가 가능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품어본다.


<Raamatukoi 서점 내부2>


독립출판 서적, 혹은 희귀한 그램책, 고서등을 따로 진열해 놓았다.

사진으로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그 모습은 이 서점의 품격이라 말할 수 있겠으며,

보여지는 한 권, 한 권의 책들이 귀하고 소중하게 보였다.


엘리 시걸(Eli Siegal, 1902~1978)이라는 시인, 비평가, 철학-교육자는 이렇게 책과 서점에 대해서 말한다.


"책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삶의 희망이 서점에 있다"


미국 뉴욕 맨허튼4에비뉴에 "책의 거리"가 있는데 엘리 시걸은 이 책의 거리에 헌시를 바쳤다.


<1951년 맨허튼4 에비뉴 책의 거리의 모습> from ebay


나는 이번 북유럽 여행때, 작정하고 서점과 도서관을 다니려고 계획했다.

노르웨이 로포텐제도에서 북쪽 스볼베르(Svolvaer)에서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도

그 민속작품도 신기했지만, 그것을 인쇄물(책, 소책자등)로 갖추어 놓은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는데,

핀란드에 이어 여기 에스토니아에서도 이렇게 서점을 보게 되니 여행의 순간이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했다.


그저 그런 도시의 풍경 가운데 마치 하나의 빛나는 별빛 같은 존재의 서점, 그리고 책,

여행 중에 이런 곳을 발견하고 그 책의 향기에 취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잊지못할 서점과의, 그리고 책과의 만남이 참으로 설레인다. 두근거린다.


 




그 가운데서 에스토니아 탈린을 소개하는 각종 언어로 기록된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지금 보니, 그 때 저 책을 한 권이라도 구입했어야 했는데,

한국어판이 보이지 않아서 구입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Raamatukoi 서점 내부3>


에스토니아어에 대해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사진자료가 많은 서적은 그래도 읽을 수가 있는데, 텍스트가 많은 영문 서적은 역시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활자속에 여러 이야기가 담겼으리라.............

그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서점의 향기, 그 모습이 참으로 좋다.


예전 청계천 부근의 헌책방의 그 헌책 냄새를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런 향기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느낀다.


조금 시간이 오래되어 보이는 책들 가운데서,

그리고 어지러진 듯 하기도 하고, 그 가운데서 가지런히 정리된 책의 모습 가운데서도 향기를 느낀다.




Raamatukoi 서점에서 나오고 나서 근처의 한 카페에 앉았다.

바깥에서 테이블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여행에서 저런 모습을 보고 그 여유가 부러웠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야외의 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의식하지 않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는 것,

나도 내 지인들, 친구들과 저렇게 카페에서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진한 초코케잌과 역시 진한 커피 한 잔을 주문해서 맛본다.

더해져서 나오는 우유는 커피의 진한 맛을 잠시 희석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 문화적 특성을 오늘날 한국에서도 적용해서 집에서 커피를 마실때, 에스프레소는 기본 투샷으로,

그리고 약간의 우유를 더해서 홈카페를 차린다.

저 달콤함과 커피의 진한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책과 커피가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잠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참 좋다.


#2023년북유럽여행

#에스토니아탈린

#Raamatukoi서점

#엘리시걸

#우리삶의희망이_서점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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