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포텐, 로포텐을 다시 보았다.
로포텐(LOFOTEN),
벌써 10개월이 넘은 추억인데,
그 지명만 들으면 지금도 마음이 설레인다.
안나 보베르크,
이 분도 로포텐의 풍경에 반하셨구나,
웬지 인생의 선배, 여행의 선배가 있는 듯하여 반갑고 기분이 좋다.
스웨덴의 화가인 안나 보베르크(Anna Boberg)
회화, 도예, 섬유미술, 무대디자인, 문학가로도 다양하게 활동을 했던 예술가이다.
역시 프랑스 파리에서 잠시 유학을 하며 미술을 배웠으나 그 프랑스의 인상주의 경향등 주된 성향에 대해
비교적 자유롭게 본인만의 미술적 색채를 이룬 예술가이다.
안나 보베르크는 1901년 노르웨이의 로포텐 제도에 처음 방문했다.(본인이 방문하기 122년 전이다)
그 이후 노르웨이의 북부지역은 그녀의 주된 활동무대가 되었으며,
당시 극지연구분야는 남성들의 주된 무대였지만(당시 아문센, 난센등 노르웨이 탐험가들의 위상)
보베르크는 스스로를 극지 탐험가이자 북극 화가로 칭하며 1934년까지
그곳의 다양한 풍경을 포착하였다.
"나는 로포텐의 자연에 푹 빠져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했다.
이곳에 머물면서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고 싶었다"
영혼을 회복하는 듯 했고,
내 인생에 기계적인 딱딱함이 아니라 신성(spiritulity)이 있는 듯 했고,
내 안의 영혼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듯한 내면의 역동성도 느낀다.
그것이 쉼과 조화를 이루어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쁜 시간을 보낸다.
인생에서 이런 시간을 누린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데, 나는 지금 그 시간들을 누리고 있다.
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거대한 순간이겠는가,
잔잔하고 평화로운 곳,
깨끗하고 마음을 위로하는 곳,
무언가의 말이나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는 곳, 여기 로포텐이다.
이곳에서는 외로움(Loneliness)이 아니라 깊은 고독(Solitude)을 느낀다.
외로움(Loneliness)이 혼자 있는 것이 쓸쓸하고 때로는 두렵게까지 느껴지는 것이라면,
고독(Solitude)은 혼자 있지만 즐겁고 편안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노르웨이어로 코셀릭(Koselig)이란 말이 있다.
우리말로"안온하다"로 해석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안전하고(Safety), 따뜻하다(Warm)라는 의미로 인식된다.
그 코셀릭(Koselig)이 있는 쉼, 그것을 누리고 있는 시간이다.
2024년 9월 2일 월요일,
새롭게 시작된 2024년의 가을을 접한다.
13개월전의 그 로포텐에서의 기억이 여전하다.
전시회에서 이렇게 로포텐에 대한 미술작품과 글을 보면서,
다시금 그곳이 참으로 그리워진다.
기억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다만 나쁜 기억은 빨리 잊는 게 낫겠다)
위로와 삶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그림 하나로도 수많은 내면의 생각들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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