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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Oct 09. 2024

"마음 쓰는 밤" 서평

당신은 무엇으로 스스로를 지키는가~

머리 둘 곳도 없고(몸의 가난),

마음 둘 곳도 마땅치 않은 듯(마음의 가난) 느껴지는 지금일까,


각박한 현실 가운데 스스로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이 잊혀지는듯 한 상실감과 우울감에 시달리며

겨우겨우 스스로를 추스리는 것을 본다.


아니면, 제풀에 꺾여 쓰러지며 절규하거나 존재의 의미를 점점 지우는 사람들의 모습과

이런저런 뉴스들을 보게 된다.

(정말 순화한 표현이다. 얼마나 적나라한 현실인가)


이런 불안함과 혼란 사이에서도, 모든 이들은 그들 각자의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밤"이라는 시간을 맞이한다.


여기 소개하는 고수리 작가의 "마음 쓰는 밤" 책은

쌍둥이 엄마로서 육아와 집안일을 하며 그 가운데 스스로를 지키고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고

본인의 스토리를 쓰면서 그 지난한 시간들을 보내었던 일상의 에세이와 글쓰기에 대한 가치,

그것이 부드럽게 쓰여진 책이다.

(지난한 : 지극히 어렵다, 매우 어렵다는 말)


<마음쓰는 밤> 고수리 지음/창비


처음 책을 펼치자 "프롤로그"에서부터 강렬하게 다가오는 문장이 있다.


"글쓰기는 나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다"


나의 자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자리가 있고, 당연하게 속해야 하는 자리가 있는데,

지금 원치 않는 자리에 있고, 그 가운데서 불편함과 어색함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는 말일까,


작가는 천장에 야광별을 붙였다 한다. 밤에 모든 조명을 끄면 하늘위로 펼쳐지는 그 "은하수"의 장관,

그것에 로망이 있었나 보다.

나도 한 때, 문구점에서 이런저런 야광별 장식을 구입해서 천장에 붙였다.

물론 집안을 더럽힌다고 혼나면서 얼마후 그것을 스스로 야 하는 벌을 받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별의 장식을 보면서 그 밤이 낭만적이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P.S 사람이 별을 보며 상념에 잠기는 것은 우리가 결국 여기서 태동되었고 돌아갈 자리이기 때문에

     그런것은 아닐까~


<마음쓰는 밤> 북트레일러 온라인 교보문고 제공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나는 어떤 때 가장 나답고 충만하다 느낄까.

나는 절실하게 읽고 쓰고 싶었다. 나만의 일을 해내려면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책임과 관계에서 외따로 떨어져, 나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했다.


일단 시간을 만들자.

시간이 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어떻게든 시간을 내려고 애썼다.

시간을 내서 책을 읽고, 시간을 내서 글을 썼다"

-P.34 행방불명의 시간이 필요해 중,


그런 것이었구나,

고수리 작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서 거의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내면의 욕구가

이런것이겠구나 싶었다.


의식하지 않으면, 사유(思惟)하지 않으면,

사람은 그저 끌려가게 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한참 후에 그 수동적 삶의 모습에 대해서 애를 쓰고 거기서 뒤돌아서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계속 끌려가고, 어떤 경우에는 죽을 때까지도 돌이키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그 처절함의 내면의 기록을

작가는 아주 부드럽게, 하지만 쉽게 공감할 수 있게 책의 본문에 이리 표현했다.

내게도 위로가 된다. 그리고 다짐한다.

"시간을 내서 책을 읽고,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삶"을 지켜내기로.......  


<그렇기에 여전히 쓴다. 그리고 읽는다>


"글쓰기와 말하기는 달랐다.

글쓰기로 사유를 정리한다면, 말하기는 거기에 분명하고 적극적인 마음과 몸을 더해야 했다.

읽기가 쓰기가 되고, 쓰기가 말하기가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과하면서,

몸과 마음을 움직여 내 사유를 표현했다.


좋은 말에는 좋은 생각이 다져져 있었다.

나와는 다른 사유들도 만나보았다.

보이지 않는 서로의 생각들이 다양하고 다채롭게 발화되는 대화의 아름다움을 경험했다.

동료들과 대화하는 동안에는 떨어져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우리는 고독하지만 고립되지 않았다"

-P.262 나다운 인생의 얼굴을 하고서 중,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한 상념이 더해지고 깊어지는 지금,

특히 "우리는 고독하지만 고립되지 않았다"라는 표현을 읽고 울컥해진다.


외로움과 고독에 찌들어진 삶을 살고있는 듯한 지금,

글쓰기로, 그리고 말하기로(나는 여기에 소리내서 읽기라는 말하기의 부분이 있을 것이라 여긴다)

어찌되었든, 사람은 연결되어 있구나~ 그리 여기고 스스로의 일상과 관계성을 되돌아 본다.


SNS의 치명적이고 나쁜 속성들이 계속적으로 회자되는 요즘,

이런 연결의 좋은 속성들이 이 시대의 가운데서 더욱 널리 퍼질 수 있다면

SNS가 본질적인 좋은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 생각하게 된다.


 

<강원도 방태산의 은하수> 공유마당에서 인용(출처인용시 자유로운 공유 가능)


오늘은 578주년 한글날,

나와 당신은 무엇으로 스스로를 지키는가,


우리 시대 마음을 쓸 수 있는 좋은 것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안고,

그것을 찾고 누리리라 내면에 다짐한다.

좋은 시간이다.

좋은 내면-감성의 시간이다~


#마음쓰는밤_서평

#고수리작가

#글쓰기는나의자리로돌아가는것이다

#우리는고독하지만고립되지않았다

#당신은무엇으로스스로를지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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