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우 Sep 20. 2022

브런치 작가가 될 결심을 하게 된 책

스웨덴의 한 청소부의 일기를 읽으며, 그리고....

기존의 티스토리 블로그에 약 1300여 꼭지 이상의 글을 썼다.

물론 절반 이상의 글의 주제는 "북유럽"에 관한 것으로 북유럽 각 나라의 뉴스,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문화예술, 디자인, 각종 출간된 북유럽 관련 서적에 대한 서평,

그리고 2017년 핀란드를 다녀온 여행기 15편 정도........


한 출판사에서 북유럽을 주제로 에세이 형식의 책을 내 보지 않겠는가, 하는 제안을 받았다.

정중히 거절했다.

"제가 책을 쓸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내공이 훨씬 강한 북유럽 이야기꾼(스토리텔러)이 많이 계신데, 감히 제가요?"


그리고 현재까지도 한 식품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직장인의 역할과

북유럽 덕후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며,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 이게 내 모습이다.


2017년에 이어 2020년, 이번에는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다시 핀란드에 이르는

반시계방향의 여행을 계획했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그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여파가 좀 영향이 있었다.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힘겹고 우울해지는 증상,

그렇다. 그 흔하디 흔한 우울증, 그리고 일을 계속해야 하는데서 오는 번아웃!

(이 번아웃에 대해서는 브런치에서 첫 글로 자존감에 대해 썼을 때 언급하기도 했다)


<2017년 10월 핀란드 투르크에서 찍은 사진> Photo by : Taru Salminen(따루)


P.S

그렇다. 여기 따루라고 언급되는 이는 예전 "미녀들의 수다"에 나온 바로 그 막걸리를 좋아하는 따루다.

지금도 카톡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핀란드에 대한 그리움, 따루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나눈다.


그런데 그 그리움이 내면에 너무나 가득하게 되니, 참 못견딜 정도였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현상 가운데 쉽게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일상과 이리저리 치여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북유럽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에 마음이 울적했다.


계속적으로 독서를 했다. 북유럽에 관한 책들을 시시때때로 검색해서 구입했고, 어느정도냐면

북유럽 관련 국내 한글 서적 330여권의 책과 수입원서 25권 정도(약 350여권 정도의 책),

아마 도서관에도 없는 책이 내게 있을 정도로 북유럽 관련 책덕후이자 Booklogger이기도 하다.

(운영하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에 조금씩 그 서적들의 서평을 작성해 두었다. 내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서재의 일부 모습>


<일부 가지고 있는 북유럽관련 수입서적들, 주로 디자인, 인테리어 서적이 많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지난 2022년 9월 초,

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선배와 전화통화를 했다.

그 선배는 출판사도 운영하면서 지금 몸이 많이 아파서 정말 초인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분이었다.


"민우야, 너 브런치 작가 해볼래?"

"네? 제가요?"

"그럼, 너 같이 컨텐츠가 많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왜 아직도 안하는지 모르겠다, 도전해 보렴"

.......


그때는 흘려 들었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읽었던 한 권의 책이 내 마음을 울렁거렸다.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책 소개-온라인 교보문고 인용


1970년 52세 나이로 일기소설(에세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로 데뷔를 했는데,

직업은 청소부였다. 그녀의 글 가운데는 청소부로서의 애환, 그러면서도 삶의 가치와

내면에 있는 감성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몸부림이 이 책의 군데군데 표현되어 있다.


그 가운데 내 맘을 가장 감동시킨 인용구가 있었는데,



"세상의 가장 낮은 존재를 해치지 않으리라"

1967년 5월에 기록한 인용 단상이다.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동적인 문구였다.


지금도 보여지는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세상의 가장 낮은 존재, 아니 세상의 귀한 존재를 해치는

이런저런 가슴아픈 뉴스를 보고있고, 눈물 적시고 울컥하게 만드는 세상이고, 그런 가운데 살고 있다.

그 가운데서 계속적으로 생각하고 질문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어떠한 존재인가"

즉, 근원적인 삶의 질문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 "세상의 가장 낮은 존재를 해치지 않으리라"라는 말, 내면에 깊숙하게 자리잡는 구절이었다.


결심이 섰다.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기로 결심하고 틈틈히 작성한 워드파일에 있는 글 하나와,

기존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 하나,

그리고 무엇보다 북유럽에 관련해서 체계적인 플랜이 있는 책쓰기의 계획들을 지원서에 담아서 보냈다.

(이전부터 조금씩 뼈대를 갖춘 북유럽에 관한 단상, 그리고 방향을 적어놓고는 있었다. 그것을 활용했다)


그리고 이틀 정도 지난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메일>


설마하면서도 그리 기대를 하진 않았던,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남들은 몆번씩 지원하면서도 떨어진다고 해서 조금 마음이 쫄았는데, 이렇게 한 번만에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오늘 이 글까지 6번째 글을 쓰고 있다.

기존의 페이스북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고 글을 작성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께서 축하해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셨다. 그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 없고

그것에 힘입어 부디 여기 브런치 공간에서 의미있고 잘 읽히는 글을 계속 쓰고 싶다.


더해서, 브런치 작가가 되어 보길 권유했던 손길과, 때마침 읽게 되었던 이 책

"수없이 많은 바닦을 닦으며",

모든 경우에는 계기가 있고 인연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을 믿고 글을 써 내려가며,

오늘도 여기 브런치에 스스로의 단상을 계속적으로 써 내려가는 다른 작가분들께도 그 존재를 기억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따뜻한 댓글을 달면서 격려하고 위로하길 바래본다.


참, 앞서 언급했던 따루씨와 찍은 사진 두 장을 공개한다.


   

<2017년 10월 핀란드 투르크 기차역에서 헤어지기전 따루씨와 딸 아르미와 함께 직은 사진>


<지난 2022년 초여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따루씨와 훌쩍 큰 아름이>


참고로 따루씨는 핀란드 투르크의 투르크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인 남편분과 함께 두 딸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브런치작가결심을하게된책

#수없이많은바닥을닦으며

#북유럽책덕후

#세상의가장낮은존재를_해치지않으리라

#의미있고잘읽히는글을_계속쓰고싶다

#따루_Tarusalminen







매거진의 이전글 "홈트"를 하려고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