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언제쯤 깨달을지 궁금한 건에 대하여
옛 조상님들 말에, 40세를 가리켜 ‘불혹’이라 했다.
불혹은 말 그대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다는 걸 가리킨다.
40년 정도 살면 이런저런 경험으로 말미암아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관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 본인과 맞지 않는 유혹이나 립서비스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요새 40 정도면 아직도 불혹은커녕, 유혹을 이겨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세상엔 너무나 자극적인 것이 넘쳐 난다.
쇼츠와 릴스, 유튜브, OTT, SNS 상에서는 다양하고 자극적인 정보들이 많다.
그런 정보들을 통해 보고 있노라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정보들이 많고,
그 정보들을 웬만해선 꼭 접해 보거나 알아두어야 할 것만 같다.
거기다 주변 사람들의 소식은 나를 때때로 불안하게 만든다.
누구는 결혼해서 애를 낳아다더라, 누구는 어디에 집을 샀다더라,
누구는 부모님 모시고 어디를 다녀왔다더라, 누구는 돈을 얼마 정도 벌고 있다더라 등등
그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또다시 불안해지고 만다.
“나, 잘 살고 있는 거 맞아?”
불안감은 나를 더욱 인생의 중심을 못 잡게 만드니,
이것이 사십춘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 조상님들은 40년 정도 살면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나는 각종 유혹 앞에서 쉽게 좌절하고 무너진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도 40년 정도 살아오다 보니 이제는 자기만의 고집이 생긴다.
남들이 이래라저래라 해도 어느 정도 나에게 맞는 방식(스타일)을 적어도 한두 가지는 찾아냈을 것이다.
또 음식이나 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취향을 발견해서 그것들을 즐길 줄 아니,
그런 점에서는 불혹의 ‘ㅂ’ 하나 정도는 그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20대보다 나아진 건, 그때보다 조금은 더 건강해진 식생활이다.
… 사실 소화력이 그때보다 떨어져서도 있다..
언제쯤 나는 불혹을 깨달을 수 있을까?
사십춘기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