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스웨이, 줄리아캐머런, 위즈덤하우스>
우리는 모두 가슴속에 자기만의 아프리카를 품고 산다. 즉,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자아를 불러내는 은밀하고도 낭만적인 생각을 품고 산다.
브런치는 10년 동안 내게 아프리카였다.
나의 또 다른 자아를 불러내 쓰고 고치고, 또다시 쓰는 행위를 끈기 있게 독려한 존재.
결혼 후 첫 독립살이에서 살림하는 사람의 언어를 발견해 쓰게 했고, 일하는 여성으로서 자아를 발견하면서 다시 쓰게 했으며, 소설과 영화, 온갖 세상에 존재하는 문장을 기록하며 나의 언어를 내밀하게 다듬어 많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운이 좋으면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는 행운도 주었고 대부분의 날들이 조회수 6의 숫자를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으로서의 위엄을 놓지 않도록 존재했다. 매번 텅 빈 화면을 채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을 때마다 막막했던 시간을 조용한 싸움터로 만들기도 했던 브런치다.
10년 동안 브런치도 변했다.
사랑은 안 변해도 사람은 변하는 것처럼.
그러나 여전히 방구석에서 홀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브런치는 유일하게 자신을 작가 대우를 해주는 작은 무대 같은 곳일지 모른다.
내게는 무명의 소설가로서 브런치가 작은 연극 무대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리 내 얘기를 길어 올려도 때론 헛헛하고 무거운 마음 둘 길 없어 장난처럼 시작한 소설 쓰기는 언제든 내가 현실에 지쳐 도망칠 수 있는 나만의 고독한 세계가 되었다. 확실히 쓰는 호흡과 언어가 많이 달라 진도는 느리지만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은밀하고도 낭만적인 다른 종이의 세계는 틀림없다. 언젠간 소설가라는 이름을 달고 서점 책장 속 구석에 나의 책이 오롯이 뉘어 있길 바라고 그날의 시작은, 여기. 이곳 브런치다.
이곳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않을 워드 창을 매일 열기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는 독자들이 있는 곳에 글을 쓰는 일은 힘이 나는 일이다.(조회수가 1일지라도, 그 한 분조차 힘이 된다)
그래서 쓰게 된다.
작가가 쓰게 하는 힘은 중요하고,
독자가 읽는 경험은 필요하므로.
좌절할 시간에 쓰고, 게으름 피울 시간에 쓸 말을 적는, 작가라는 존재를 브런치에서 키우고 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듯이, 화분에 물을 주듯이. 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작가에게 안심되는 일.
앞으로 10년. 브런치는 또 어떤 이야기로 독자들 곁에 가 닿아 있을지. 나는 또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있을지. 대놓고 설레면서 기대된다.
내 마음속 아프리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