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샘물을 얻는 영성의 힘

헨리 나우웬 <영적발돋움> 서평


 " 마른 땅 위에 몇 방울의 물은 아무 도움이 안 되며, 우리가 고통의 표면 아래로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그 속에서 살아있는 샘을 발견하게 된다.(p.33)"     

 나웬의 글은 소시적 산에서 만난 칡과 같았다. 씹으면 씹을수록, 그 촉감 단맛 그 너머 진한 그 무엇이 톡하니 쏜다. 그 칡은 넝쿨로 이어져 있다. 한국기독학생회에서 만난 소책자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은 신앙에 전환을 요구하는 세례요한의 도끼같은 책. 그 후 그는 내 삶으로 조금씩 뿌리를 뻗어 와 마른 땅을 깨부수기 시작했다. 샘을 찾는 나무뿌리처럼.


 본서 또한 대학시절 처음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거대한 나무둥지의 그림이 그려진 ‘성요셉출판사’의 ‘발돋움하는 사람들’이라는 책으로. 마른 땅에서 샘물을 만난 듯 상쾌하다. 이후 몇 번을 더 읽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 영서로 만났다. 익숙한 나웬의 글을 우리말과 영어로 함께 대하니 낯설고 새로웠다.

 나웬의 책 ‘Reaching Out'을 대하며, 처음 접했을 때와는 또 다른 깊이를 느끼게 된다. 살아가는 날 수가 더할수록 세 가지 발돋움의 요청은 더욱 명확해 진다. 나는 과연 외로움(Loneliness)을` 고독(Solitude)로, 적대감(Hostility)에서 환대(Hospitality)로, 망상(Illusion)을 기도(Prayer)로 진정한 발돋움을 했는가?

 외로움의 자리가 더할수록, 적대적인 환경이 많을수록, 망상이 나를 사로잡을수록, 하나님을 향한 기도, 진정한 환대, 또 성숙한 고독에의 갈망은 더욱 커 간다. 주님, 나를 기억하시고 돌보시사 나의 높은 곳으로 발돋움하게 하옵소서.


 1. 우리의 깊은 내면을 향한 발돋움

  우리를 짓누르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정직하다는 것은 하나도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말하고 표현하고 전달해야 함이 아니다. 침묵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말은 힘이 없듯이, 아무것도 감춰진 것 없는 개방도 의미가 없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깝지 않게 살아야 한다.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에. 운명은 기회가 되고, 상처의 아픔은 경고의 음성이 되며, 무기력은 생명력의 근원을 찾아 나서는 초대가 된다. 


2. 다른 인간 동료들을 향한 발돋움.

  우리가 외로워하는 한 타인에게 환대적일 수 없다. 외로움의 틈을 메꾸어야 하는 상황에선 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기보다 매달리게 되므로. 적대를 환대로 변화시키려면, 채워지지 않은 따뜻한 공간이 필요하다. 서로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도록 요청 받았다.


3. 하나님을 향한 발돋움.

  기도는 위대한 모험. 하나님은 우리보다 위대하사 우리의 계산과 예측을 완전히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떨어진 아들로 이해 사랑이 깊어지는 어머니처럼, 집 떠나 부모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자녀처럼, 우리와 주님의 관계도 그의 부재에 대한 절절한 체험을 통해 더 깊어지고 성숙해 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문학연구소공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