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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계를 넘어

인문학연구소공감

어느 피자집에서 본 글귀

지나고 보면, 내 삶도 노마드적 여정이었다.

어느 날 떼어본 초본에는 주소지가 여러 번 옮겨져

변화무쌍한 삶을 걸어왔다. 초본에도 기록되지 못한 삶의 자리도 있으니 이제 오십 줄 되는 삶이 참 많은 경험들을 해왔다.


'사이'에서의 삶, 경계를 넘고 오가는 삶은 안주할 틈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깨어있게 했다.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추며, 내가 왜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지 질문하게 한다.


들뢰즈 '천 개의 고원'에서처럼, 내 삶의 지평은 다양한 위치에서 세상을 다층적으로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속엔 중심축이 있다. 그 모든 것이 우연한 사건이 아닌 하나의 목적을 향해 수렴되고 있음을 직감한다.


성 어거스틴은 말한다.

"삶은 뒤에서 얼기설기 얽혀 무질서해 보이지만

어느 순간 뒤집어보면 아름다운 그림이 새겨진 자수와 같다."


스무 살의 인생공부로 사십 대를 살고

사십 대의 인생공부로 육십 대를 산다는

누군가의 글귀에 공감한 적이 있다.


지금도 어느 경계에 서서 삶의 새로운 전망을 볼 수 있으니 그 또한 인생의 살맛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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