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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속도를 늦추어라

인문학연구소공감



지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에너지가 결코 고갈될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 양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흥분감, 기쁨과 고통이 뒤섞여 있는 바로 그 흥분감이 그들로 하여금 한계량 이상의 에너지를 방출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흥분될 때는 고갈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흘러넘친다. 반대로 가라앉은 열정으로 일할 때는 방금 언급한 사이클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역설적으로 에너지가 상당량 고갈되었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피에르쌍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동문선현대신서 21쪽)


느림이라는 태도는 빠른 박자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피에르쌍소, 같은 책, 서문 중)


기독교적 수도 전통에서 스타티오(Statio)가 있다. "스타티오"는 라틴어로 "정거장" 또는 "휴식"을 의미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쉴 수 있는 공간을 상징한다. 이 단어는 종종 철학적, 종교적 맥락에서 사용되며, 특히 중세 기독교에서 기도와 묵상을 위한 정지 상태를 나타내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스타티오는 고대 로마 시대에 시작된 개념으로, 초기에는 물리적 정거장이나 휴게소를 의미했다. 이후 중세 기독교에서는 영적 성찰과 기도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스타티오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넘어, 정신적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타티오를 실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은 "스타티오"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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