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골 공동체학교 후기
물만골에 밤이 찾아든다.
이 마을에서 공동체학교가 14회로 열렸다.
그동안 전국 각지의 공동체로 살아온 분들의 삶을 그들의 생생한 육성의 증언으로 들었다.
이번에 스무 해를 노숙인들과 함께 생활해 오신 물만골교회 문상식목사님이 이 마을에서 해 오신 이야기를 듣는다.
진솔하게 배어 나오신 겸손한 이야기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우리 몸을 불사르게 내어준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다고 성경은 말한다. 지난 시간들 노숙인들을 위해 일한다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에 돌아보면 그분들을 돌본다는 명분하에 자기 사랑이 충만했다는 말. 그리고 타인사랑과 자기 사랑의 경계를 이제는 조금이나마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나의 삶도 누군가를 위한 길이었다 쉽게 착각하며 살지 않았는가? 내가 그들을 먹이려 했지만 사실 그들로 인해 먹고 있지 아니한가?
10여 년 전 문목사님은 책 읽기를 그만두었다. 삶의 실천현장이 없이 현학적 지식인으로 사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내 곁의 한 사람에게라도 몸으로 삶으로 다가서고자 책을 멀리했다는 것. 우리 시대교육은 가치와 의미과잉화로 현장을 잃어버려 도리어 무의미하게 되었다는 통찰이다.
인문학연구소공감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더불어 이 땅 한구석 물만골로 부름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타인의 삶에 공감하고 동행하기 위해 한걸음 내디뎌야 할 실천의 장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