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넘어가는 국경

M국 I국 여정

Malaysia 국경검문소에서 출국 도장을 받고, Indonesia로 넘어 입국 심사 후 스티커를 붙였다. 끔뱌얀C 요하네스와 인사하고 차를 탄다. 말레이시아보다 인도네시아 거리와 집들의 풍경이 더 소박해 보인다. 눌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해 몇 마디를 나누고 풍경을 보다 잠에 들었다. 1시간 30분가량을 달린 직선도로서 왼쪽 갓길로 들어서니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와 학교, 기숙사가 얼굴을 내민다(8월 15일 끔바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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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뺘얀, 아무리 검색해도 어떤 정보도 나오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의 접견 오지 정글마을이다. 이곳에서 짐을 풀고 첫 밤을 또 보낸다. 2주 전에 완공된 끔뺘안C 숙소, 1층에서는 남자들이 2층에서는 여자들이 잠을 청한다. 2개월 전 K부장의 지인이 왔다가 이곳의 요청이 있어, 도네이션으로 한 것으로 마중물이 되어 이 건물이 지어졌다고 하니, 우리 팀에겐 좋은 숙소가 예비된 셈이다.



한 장소에 둘러앉아 K부장의 이곳에 온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제 나의 노트에 남겨진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인 듯하다. 그분의 음성 그 인도가 그를 이곳까지 이끌었다. 녹음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다. 한 사람을 한 가정을 이곳에 14년간 머물게 한 그분의 이끄심이 놀랍다.


“여러분에게 00은 무엇인가요? 00이라고요. 그 00은 무엇인가요? 그 00의 무게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있어 00은 순종입니다.”


희망센터 파견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 여정을 인도하신 이가 내 삶의 여정에도 나에게 맞춤형으로 일하시고 계시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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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뱌얀C에 7시 모임으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원고 없이 아이컨택과 과감한 모션으로 청중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 속에 싸우는 백 늑대와 흑 늑대의 영적 갈등을 표현한다. 큰 집에 사용되는 깨끗한 그릇에 대한 이야기, 질그릇에 보물를 가진 이야기를 인도네시아어로 다 풀어낸다. 요하네스의 인도로 마치고 나니,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와서 함께 사진 찍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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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가 여학생기숙사 1층 가운데 방 하나를 내어주어, K부장과 침대 하나를 나눠 쓰게 되었다. 열대의 밤이 생각보다는 덥지 않다. 소박한 건축물에 선풍기 하나가 돌고, 문은 있으나 잠그지는 않는다. 캐리어를 풀어놓고, 짐을 보니 참으로 많다.

첫날밤 끔뺘얀 학교 너머로 노랫소리며 악기소리가 들린다. 8월 17일이 독립기념일이라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청년들이 걸어서 마을로 나가 길거리에서 망고며 탱자귤이며 새로운 과일들을 사 왔다.


내일은 6시 기상과 7시 식사, 8시 학교사역을 위해 쉬어야 하는 시간이 돌아온다. K부장과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너무나 피곤해 몸을 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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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고, 어느새 7시부터 학생들이 등교했다. 7시~12시가 중학생수업이고, 식사 후 오후 5시까지는 고등학생수업이다. 교실을 정돈하여 5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한국전통놀이로 제기차기, 공기놀이, 딱지치기를 바깥 복도에 준비, 안에서는 풍선아트, 한국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등 쓰기 팔찌, 네일아트, 타투 붙이기 이렇게 5개의 게임을 성취하고 도장을 받으면, 준비한 선물을 준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멋쩍어하더니 나중에는 익숙해진 듯 딱지치기를 하고 논다. 작은 교실과 복도에 오십여 명의 아이들이 가득하다. 선풍기 한 대로 온 교실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침 햇살도 나고 열대의 무더위와 함께 땀범벅이 된다.

청년들이 비지땀을 흘려가며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만남이 이루어진다. 한국어 이름표 팀에서 인도네시아 이름을 듣고 한글로 표기해서 스티커와 장식을 해 가슴에 달아주니 처음 보는 얼굴이라도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 나는 청년들의 모습과 인도네시아 아이들의 활동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는다. 한 소녀가 인사를 하는데 나의 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에 댄다. 새로운 인사법에 당혹스럽기도 하다. K부장은 어른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이곳에서 표현하는 인사법이라 한다. 나는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는데 이런 인사를 받으니 마음을 새롭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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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식시간이다. K부장은 일행을 학교매점으로 이끌어갔다. 아침에 닫혔던 곳이 문을 여니 면과 음료수를 판매하는 가판대가 되었다. 현지 아이들이 이미 와서 비닐봉지에 빨대를 꽂고 각기 다른 색상의 음료를 먹고 있다. 우리도 면을 시켜서 나눠 먹는다. 쉬는 시간과 간식타임이 주는 여유가 있다. 주인장이 한두 걸음 냇물너머 집주인이란다. 이 더운 날에도 새로운 건축의 뼈대를 세우며, 높고 가녀린 말뚝 위에서 못질을 하고 있다.


돌아온 자리, 또 교실은 북적인다. 어느새 도장 5개를 받아온 아이들이 있다. 준비한 4색 형광펜과 츄파츕스 캔디가 든 패키지를 선물로 건넨다.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부끄러워하며 혹은 즐거운 표정으로 기념품을 받아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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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지나고, 고등학생들이 오는 시간이다. 오토바이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오전과는 또 분위기가 다르고 학생들 수도 많다. 교실을 새로 바꾸어 세팅한다. 이번에 나도 동참하여, 풍선에 바람 넣은 일을 한다. 적당한 사이즈로 또 끝 매듭을 야무치게 지워주어야 한다. 옆 교실에서는 교실 하나를 정리해서 학생들과 놀이를 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말귀도 빨리 알아듣고 자기들끼리 눈치껏 각 미션을 빨리 수행한다.

오후 시간이 제일 땀이 많이 나고 바쁘게 지나간다. 그 가운데 진심으로 섬기는 청년들의 표정과 손 끝에 그리고 눈동자에 주님이 계신다.

청년들과 근처 40여분 거리의 냇가에 가서 물장구도 치고, 수영도 할까 하는 제안이 있었는데, 밀려오는 현지 학생들과 프로그램 진행하느라 시간이 오버되었다. 하여 끔바얀의 물가는 이번에 가지 못한다. 예전 그 팀들이 14명 정도 왔는데, 현지 아이들이 오토바이 14대를 타고 와서 각기 한 명씩 태우고 물놀이 갔다고 한다.


저녁이다.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돌아오는 길, 갑작스레 열대 폭우가 쫘~악 쏟아진다. 양철지붕을 폭격하듯 때리는 소리에 한참을 수건을 들고 처마 밑에 서 있었다. ‘움브렐라(umbrella)’ 외치는 요하네스 목사님 말에 보니, 우리 청년이 우산을 하나 받쳐 들고 나를 맞으러 왔다.

그렇게 비는 한참을 쏟아지고, 요하네스의 집 거실에 청년들이 모였다. 중국 화교들이 어떻게 말레이시아에서 부를 창출하고 영향력을 갖게 되었는지 들려준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1%의 사람과 그 말귀를 알아듣는 3%의 사람과, 나머지 잉여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말레이시아 역사 해설도 곁들여졌다. 대학원 1년 휴학 당시, 뉴질랜드에 갔던 일, 6개월간의 배낭여행으로 중국으로부터 시작해 10개국을 돌아다닌 K부장의 이야기에 쏙 빠져든다. 캄보디아의 J를 만났는데, 당시로 100불을 선물 받았다. “왜 이렇게 큰돈을 주시냐?” 질문에, “내가 너희 할머니로부터 받은 것이 더 많았다”며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어쩌면 우리는 K부장의 인생이야기 속으로 탐방을 온 것인지 모른다. 그의 인생이야기는 끔뺘얀C에 도착하고 틈틈이 이어진다. 삶의 깊은 고난을 통과해 온 몸으로 하는 이야기다. 그분의 일하심을 보게 한다. 그의 말처럼 질그릇에 담긴 보화의 이야기다. 책을 읽다가 ‘나의 시대가 주의 손에 있다’는 싯구에 지독한 염증과 고통의 질병에서도 자유롭게 된 사건, 삐딱하게 있던 중학생시절 이모의 권유로 캠프라는 걸 처음 갔을 때, 낯선 말씀 낯선 노래 들으며 골이 나있을 때, 섬광처럼 때린 말. 노래를 사람들이 부르는데, “천사도 무릎 꿇고 경배하는 나의 존전에 너는 왜 그리 경배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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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둘째 날은 기숙사 아이들과 놀고, 머리도 땋아주고,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8월 17일 기념전야 행사로 현지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갔고, 또 비가 제법 오래 내려서 이런 이야기 시간을 가졌다. 그 와중에도 몇몇 청년들은 소수로 남은 학생들의 기숙사를 방문하고 왔다.

K부장과 숙소에서, 인도네시아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이번 미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참동안 했다. 내가 언급한 ‘찾아가는 00’라는 단어에 K부장김 선교사는 ‘흘러가는 00'이 맞겠다 맞장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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