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비행

M국 I국 여정

그렇게, 첫 비행기에 탑승한다. 드디어 한국을 떠난다. 15년 만의 비행이다.


비행 객실 내는 창문을 드리우면 어딘지 알 수 없는 공간, 화장실 다녀오는 길 공기압이 빠져나가는 소리. 열린 창문사이로 보이는 아래의 양 떼 같은 구름조각이 말한다. 수천 피트 상공에 우리가 떠 있음을. 다닥다닥 붙어 앉은 공간 속 속도를 내는 Batic Air Malaysia로 쿠알라룸푸르를 향해 가고 있다. 이 여정 속 순간순간 만나지는 풍경들이 예사롭지 않다. 기내에서 Data와 Wifi도 꺼졌다. 다운로드한 영상으로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 영상을 본다. 짧게 찍힌 동영상이 이어폰으로 세상과 나를 이어준다. 디지털에 익숙한 삶에 낯섦을 마주한다. 나의 메모리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8월 14일 수요일새벽 기내에서).


그렇게 6시간이 넘는 비행을 넘어, 쿠알라룸프르 공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제일 처음 하는 일이 스마트폰 유심(USIM)을 갈아 끼는 일이다. 카톡, BANK, Facebook 등 앱들이 이전처럼 회복된다. 6일간 동남아 4개국 무제한 데이터가 되는 15,000원으로 일행이 구입한 것이다.



다시, 터미널을 움직여, 쿠칭으로 향한다. 이번엔 Air Asia 운항이다. 2시간의 비행이 이어진다. 낯선 도시에서도 또 다른 낯선 도시로 하늘 위에서 구름 아래로 바라보는 세상이 새롭다. 그렇게 도착한 쿠칭공항에 K부장 부부와 J부장이 차량 3대로 우리를 마중 나왔다. 근처 20분 거리의 One Point Hotel로 와서, 짐을 풀고, 야식이 가능한 식당에서 첫 말레이시아 음식과 마주한다. 첫날의 메모를 살펴보자.

Brunch에 하늘 위의 구름을 보는 장엄함을 올린다. 나의 기도도 그러하지 않을까? 이 세상 어디서나 믿음이라는 USIM으로 유심(有心)이 된다. 하늘에 닿는 마음이 된다. 장엄하고도 경이로운 구름을 내려다본다. 하늘 위 구름궁전이 석양노을과 어우러져서 숨 막힘을 자아낸다. ‘Awesome God’, ‘How great is our God’ 찬양을 떠올리며 그런 풍광을 그려낸 하나님 아버지의 감각에 놀랄 뿐이다. 하나님의 세계 속 참 아름다운 그곳에 내가 살아감에 잠시 넋을 잃는다.


쿠칭, 고양이라는 이름의 Malaysia 도시 65만 인구, 전국체전으로 선수단들이 속속 유니폼을 갖춰 입고 입국한다. 우리도 그 틈에 끼여 간단한 수속 절차를 거친다. 90일 체류 가능 VISA를 도장으로 꾹 찍어준다. 이토록 먼 여정, 2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는 피곤한 여정의 거리에 37세에 입국하여 14년째 일하는 K부장과의 만남. 무엇이 그로 이 먼 곳까지 오게 했으며, 또 오랜 기간 머물게 했는지 궁금해진다.


식당에서 나누는 대화 속, “늦은 나이에 이곳에 왔다 생각했는데, 지나 보니 이른 나이에 이곳에 살게 된 것”이란다. 내 삶의 여정도 반추한다. 2007년 2월 미국 R-Visa를 받고 시애틀에 입국, 2008년 6월 25일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여정. 그 이후 쉰 둘, 16년 시간이 훅~치고 들어온다.

펜션 같은 쿠칭의 One Point Hotel 작은 도마뱀 한 마리가 주인행세 하다가(?) 커튼 젖히니 후다닥 도망간다. 오늘의 나의 원 포인트(One Point)를 찾아가자(호텔에서 8월 15일 메모).


낯선 도시에서의 첫날밤, 혼자 잠시 밤에 호텔 앞 시내 거리에 나왔다. 조용한 밤의 풍경 속 열대 야자수만이 이곳이 열대지방임을 일깨워준다. 다음날 새벽 6시 기상, 홀로 샤워를 마치고, 일찍 K와 만난다. 그렇게 인도네시아 접경으로 향하는 날이다. 미니버스 한 대와 짐을 싣고 4명을 태우는 작은 밴이 왔다. K부장이 화교출신의 Uncle 이 운전하는 미니버스에 탑승하여 청년들을 안내하고, 나와 두 청년은 J부장이 운전하는 짐차 밴에 탑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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