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시와 첫 칭찬

그 작은 칭찬이 나를 만들었다

by 덜자란사십대

초등학교 국어 시간이었어요. 시를 써보는 수업이었는데, 각자 한 편씩 시를 써서 제출하는 숙제가 있었죠. 저는 그때 시 쓰는 게 참 쉬웠던 것 같아요. 교실 안에 있던 사물이나 학용품들을 보면서 슥슥 시를 써 내려갔거든요. 물론 어른이 되어 돌이켜보면 형편없고 별 볼 일 없는 시였겠지만요.


그렇게 시를 쓰고 있는데, 옆자리 친구 녀석은 시를 못 써서 끙끙거리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문득 제가 대신 써줄까 물어봤죠. 그리고 그 자리에서 시 한 편을 뚝딱 써 내려갔어요. 제 시를 본 친구 녀석이 "야, 너 정말 잘한다!"라고 칭찬해 주는데, 그 칭찬이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몰랐었어요.


솔직히 선생님한테 칭찬받을 정도로 잘 쓴 시는 아니었어요. 아니, 사실 저는 학교 다닐 때 국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죠. 받아쓰기도 매번 틀려서 혼나기 일쑤였고, 국어 과목에서 칭찬을 받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였을까요? 그때 친구에게 들었던 그 진심 어린 한마디가 아직도 제 마음속에 남아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작은 칭찬 하나가 저에게 글쓰기의 재미를 불어넣어 준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그저 친구에게 시를 대신 써준 것뿐이었죠. 하지만 덜 자란 제가 처음으로 타인에게 '인정'이라는 선물을 받은 순간이었고, 그 작은 칭찬이 오늘의 저를 만든 씨앗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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