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마흔, 아직 자라지 못한 나에게

by 덜자란사십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마흔 살쯤 되면 모든 것이 익숙하고 능숙할 줄 알았습니다. 삶의 경험도 충분히 쌓여 감정의 흔들림 없이 모든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되어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되어 돌이켜보니, 저는 스스로가 실수투성이의 어른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제 마음속에는 여전히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어린아이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감정들을 어디에 풀어내야 할지 몰랐습니다. 학창 시절 이후 글쓰기라고는 해본 적도 없었지만, 서툰 문장이라도 글로 남겨야겠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쓴 글들을 엮은 기록입니다. 어린 시절의 철없던 고집부터 관계 속 서툰 마음, 때로는 비겁했고 때로는 이기적이었던 순간들까지, 이 책에는 제 삶의 다양한 '덜 자람'의 조각들이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세상의 거대한 빙판길 위에서 선의를 망설이다 뒤늦게 후회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며 저의 편안함을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칭찬에 어쩔 줄 몰라 하고, 비난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해지는 '덜 자란' 저를 매일 마주합니다. 이 책은 그렇게 불완전하고 서툰 저의 진짜 모습에 대해 쓴 이야기들입니다. 한때는 부끄럽고 숨기고 싶었던 '덜 자란' 저의 모습들이, 이제는 저를 만든 소중한 흔적들이자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흔, 아직 자라지 못한 나에게'는 뒤늦게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마흔의 초상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어쩌면 당신도 저처럼 여전히 어른이라는 역할이 낯설고, 마음속에 숨겨둔 어린아이를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들이 당신의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진 '덜 자람'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 모두는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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