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사이사이, 균형잡기
필명 '시소'에 대한 변
삶의 균형을 잡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균형을 잡고 싶었다. 그런데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폭풍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선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고 한발로 버티고 선 아슬아슬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수평을 이룬 눈금 저울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양쪽이 동일한 무게로 딱 떨어지게 맞춰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한동안 ‘균형’이란 이렇게 단단하면서도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우면서도 딱 떨어지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균형을 잡는 일이 너무나 어려웠다. 삶 속에서 나는 수시로 무너졌으니까.
오늘도 나는 여러번 무너졌다. 그리고 여러 번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호기롭게 준비한 아침 식단이 아이들의 외면을 받은 일부터 교권 침해 사례에 이르기까지 하루동안 너무 많이 무너지고 자꾸만 다시 일어서느라 온 몸과 마음의 근육이 다 뻐근하다.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며 삶의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균형’이란 내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균형잡기는 흔들리지 않거나 변함없는 상태가 아니다.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어느 쪽으로든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내게 균형잡기는 시소를 타는 것과 같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가 곧 전혀 다른 쪽으로 기울어지기도 한다. 오르락내리락 하며 바닥을 칠 것 같은 순간에 솟아오르기도 하고, 정점에 달했다 싶은 순간에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하루동안에도 수없이 무너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시소의 중심은 늘 한결같다. 내 생각과 행동은 이리저리 요동치는 듯해도 나의 중심은 늘 균형을 잡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균형을 잡고 싶은 삶의 수많은 과제 속에서 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지금 이루고 싶은 ‘균형’의 본질이다. 내게 주어진 일을 의무감으로 할 것인가 사랑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일은 무엇이고 놀이는 무엇일까, 지금 나는 이 곳을 떠나야 할 것인가 머물러야 할 것인가 등 오락가락하는 삶의 선택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싶다. 삶의 수많은 ‘사이’ 속에서 고민하고 흔들리고 또 균형을 잡고자 애쓴 시소같은 하루하루의 기록을 ‘시소’의 이름으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