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2는 음악프로다. 동시에 예능프로다. 음악만을 보여주지 않고 오디션을 채택한 점, 그리고 노래 전후에 출연자들의 뒷이야기를 보여주는 점에서 그렇다.
예능프로 차원에서 중요한 것은 출연자의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본인보다 제작진이 더 노력하고 애쓴다. 잘 구축된 캐릭터는 프로그램을 끌고가는 동력이 된다.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어 팬덤을 형성하게도 한다.
팬텀싱어2 지난 방송에서 조민웅이 탈락했다. 그후 팬텀싱어에서 볼 수 없었던 조금은 특별한 일이 발생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조민웅 탈락을 아쉬워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팬텀싱어2 프로듀서들이나 제작진은 이런 현상에 대해 무시하거나 반발하기보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지를 한번쯤 점검해봐야 한다.
조민웅 현상에서 중요한 것은 조민웅이라는 캐릭터가 제작진이 만들어준 것이 아닌, 조민웅 자신이 만든 캐릭터요 처음부터 스스로 가지고 있던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목소리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마니아층이 형성될만도 했다. 조민웅의 이런 캐릭터가 가장 극대화된 것이 제일 처음에 부른 솔로였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고 아무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저 자신의 캐릭터 대로 노래한 출연자.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민웅의 캐릭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제작진의 예능적 간섭이나 편집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함께 노래하게 된 출연자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프로듀서들의 심사평적 조언과 그런 입장에서 나온 시각적 차원과 접촉하게 되면서 어정쩡하게 변형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프로듀서들과 제작진은 조민웅의 캐릭터적 중요성을 간파하지 못한 채 저절로 굴러들어온 캐릭터를 방치해버리고 말았다는것이다. 오히려 더욱 극대화시켜 팬텀싱어2의 자산으로 키웠어야 했는데도 말이다.
더더욱 아쉬운 것은 조민웅 캐릭터를 제작진이 결국 뭉개버렸다는 것이다. 조민웅이 떨어진 것을 알았을지라도 그 캐릭터를 살려두는 것이 예능적인 감각에도 맞는 것이고 팬텀싱어를 위해서도 좋은 작업이었을 것이다. 조민웅을 위한 배려에서도 좋은 자세였을 것은 물론이고.
그런데 조민웅이 탈락하는 방송에서 조민웅을 다룬 이야기는 도시락을 세 개씩이나 먹거나 가사를 외우지 못한 듯한 불안하고 무성의하게 느끼는 장면들이었다. 이것이 만일 탈락을 위한 장치였다면 그 변명적 작위성에서 방송 편집의 수준 문제가 대두되고, 탈락과 관계없는 편집이라면 제작진의 예능적이면서도 예술적 감각이 형편없다는 점에서 역시 문제가 된다.
팬텀싱어2 제작진의 예능적 감각은 날이 완전히 무디어져버린 것일까. 팬텀싱어2 프로듀서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자신감에 취해 있는 것일까. 떠나 보내야 할 때 아름답게 떠나보내는 것이 보내는 자의 실력일진대 팬텀싱어2에서는 그것이 도무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