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택을 선택한 팀(조휘, 권성준)은 듀엣 경연에서 2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었다. 그 팀이 트리오를 위한 드래프트에서 김주택을 선택한 이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트리오 경연이 시작되고 김주택이 속한 팀이 노래를 하기 시작했을 때, 전주 몇 마디가 채 지나가기도 전에 저 팀이 판단 미스를 단단히 했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선곡에 실패했다는 생각, 선곡이 실패해서 가창력에 의문이 들게 한다는 생각, 선곡과 더불어 하모니를 위한 편곡에서도 실패한 나머지 김주택 외에는 소리가 돋보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불안하게 밀려온 것이다.
김주택을 제외한 두 사람이 누구인가. 이전 경연에서 절대적인 호응을 이끌어내 2등을 한 듀엣 팀이었다. 그런 그들의 가창에서 불안한 기류가 흘렀던 것은 조휘와 권성준 두 사람의 소리가 돋보이지 않았고 또 상대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어서 특히나 권성준 같은 경우는 잘 나오지 않은 음역대를 눌러 부른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부득불 이런 노래를 선곡한 경우 이 팀의 구성에 맞게 키를 반음이나 한음 이상으로 높여서 불렀다면 아주 좋았을 것이고 그렇게 안 된다면 곡의 중간쯤에서 전조해서 키를 높이는 효과라도 시도했으면 정말 좋았을 터인데 그마저도 보이지 않아서 끝까지 불안한 긴장감이 사라지지가 않았다.
김주택 팀이 선정한 노래는 화음을 넣어서 부르기에는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노래였다. 여러 사람이 불러도 제창으로 부르는 것이 어울릴만큼 승리의 노래나 개선가 풍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이런 노래는 다 같이 불러야 하는 노래기 때문에 곡의 키를 낮게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관객들(군중들)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김주택 팀이 트리오 하모니 경연을 위해 이 노래를 선택했다? 김주택을 응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문제 될 게 없지만 김주택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 될 것이다.
조휘와 권성준의 이전 분위기에 비해 김주택이 가세한 후 곡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보면 선곡에 있어서 아마도 김주택의 영향이 컸을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지만 어쨋든 아쉬운 것은 혹여라도 김주택이나 김주택의 팀이 너무 자신만만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아니면 크로스오버적 감성이 경연을 거치면서 정서의 달달함을 잊어버린 채 콘서트적 무대만을 생각하고 뛰어든 것은 아닐까.
김주택 팀이 부른 노래는 윤종신의 말마따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노래고, 심사위원 중에서도 소수만이 좋게 봐줄 수 있는 노래일 뿐이다. 실험적인 노래는 예술이나 발표를 위해서는 제격일 수 있지만 오디션에서는 그것도 크로스오버 분야에서는 뿌리를 내릴 수가 없다. 여러 곡을 부르면서 그 중에 한 곡을 이런 식으로 부르면 각광을 받겠지만 단독으로 이런 노래를 한 곡만 부르면 그야말로 처음부터 지고 들어가는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팬텀싱어는 노래를 잘 하고 또 특별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원하기보다 정서적 공감을 원하는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어깨에 힘이 빠지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잠시의 실패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의욕을 불태우게 된 것일까. 정말 크로스오버를 하기 위해서 나왔다면 진정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팬텀싱어에 나왔다면 자신의 의욕보다 대중의 정서적 필요에 눈을 뜨면서 코드를 맞출줄 알아야 한다. 그런 감각과 균형이 크로스오버에서 나타나야 김주택이 크로스오버로 성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