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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Oct 07. 2017

팬텀싱어 2 시메 사용설명서

팬텀싱어 2를 시청하면서 특이한 출연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시메인데요. 시메를 특별하다고 하지 않고 특이하다고 한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외국인이여서가 아니라 보이스와 감성 자체가 독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메와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될 때 시메가 너무 부각되거나 튀는 경향이 많아서, 같은 팀 멤버를 킬 하는 참가자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요. 특히나 멤버들이 대등하게 노래하게 하는 편곡이 아닌 경우, 이를 테면 한 명은 멜로디 위주로 다른 한 명은 베이스 위주로 그리고 또 한 명은 중간 성부 위주로 노래하게 될 때 시메가 멜로디 파트를 주로 맡으면 팀 컬러 자체가 특이해져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커녕 팀 멤버를 탈락시켜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민규의 트리오 팀이 김주택의 구애를 뿌리치고 원래 생각대로 시메를 선택했을 때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획력과 창의력이 좋은 조민규팀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악수를 두지는 않을 텐데 결국 시메를 선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민규는 시메를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시메는 팀킬을 할까? 불안감이 순간 엄습했지만 시메의 특질보다는 조민규의 안목과 재능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4중창을 들었습니다. 시메를 데려와서 부른 조민규 팀이 4중창 미션에서 1등을 차지했네요. 역시 조민규입니다. 시메를 혼자 날뛰게 내버려두지 않고 적절하게 통제하고 제어하면서 4중창의 일부를 담당하게 해서 무대에 올렸네요. 어찌보면 이게 정상인데 이전에 함께 불렀던 팀들은 왜 시메의 고삐를 풀어줘버렸을까요? 고삐 풀린 시메가 저 혼자 날뛰는데도 말입니다.


결국은 중창과 편곡이라는 문제로 결론이 지어집니다. 함께 중창을 하는 것이고 또 그것을 위해서 편곡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팀은 좋은 성과를 거둘 수가 없습니다. 그럴 경우 소리와 고음이 좋은 시메가 주 선율을 맡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해서 같은 팀의 누군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콘서트라면 어느 한 곡에서 시메가 주도적인 노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탈락해야 하는 오디션이라면 시메는 부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컨셉을 살리는 멋진 액세서리 같은, 색감과 색채를 조절하는 빛깔의 보이스적 물감 같은 그런 배역 말입니다.


이제는 팬텀싱어 2에서 노련한 참가자들만 남고 있으니 앞으로는 시메를 잘 사용할 수 있겠지요? 자충수가 아닌 빛나는 화살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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