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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Oct 14. 2017

팬텀싱어2, 제2의 조민웅이 될뻔한 안세권

개인적인 일정관계로 팬텀싱어2 13일 방송을 첫 팀이 노래하는 분량까지만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짧은 메모를 남기고서는 개인적인 일을 봐야 했다. 그때 남겨놓은 메모는 두 개였다. “제2의 조민웅이 된 안세권”과 “제2의 조민웅이 될뻔한 안세권”.


안세권의 역할이 본인의 목소리에 비해, 그리고 그간의 활약에 비해 너무 미약했다. 저렇게 된다면 안세권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제2의 조민웅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간의 활약을 감안한 구제를 받아서 “제2의 조민웅이 될뻔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일을 마치고 다시 방송을 켰을 때는 공교롭게도 최종 12인에 진출할 사람들을 뽑고 있을 때였다.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5인에 안세권이 남겨져 있었다. 아, 안세권!


안세권은 제2의 조민웅이 될 것인가? 아니면 구제를 받을 것인가? 다행히(?) 안세권이 호명을 받아 최종 12인에 진출했지만, 이날 안세권의 노래는 팬텀싱어2에서 반복적으로 터져나오는 아킬레스건과도 같았다.


4중창을 한다고 할 때 네 명의 힘과 합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처지게 되면 그것은 구멍과도 같아서 그 구멍이 팀에 균열을 내거나 마이너스가 되고 만다. 그래서 팀의 일원으로 자기 자신만 잘 불러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이 못 불러서도 안 된다. 자신에게 기회가 집중되어서도 안 되거니와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부족해도 안 된다. 모두가 대등하게 함께 노래를 해야 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정확하게 말해서 모두가 힘의 균형을 맞춰 대등하게 노래를 할 수 있으려면 편곡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때의 편곡은 네 명의 대등한 균형과 더불어 그 네 사람의 특질이 아주 적절하게 매치되어 발휘될 수 있는 편곡이 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안세권의 노래는 네 명의 배분이라는 차원에서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어도 안세권이라는 특질을 발휘해야 하는 면에서 보면 매우 아쉬운 편곡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안세권도 그리고 나머지 세 명도 모두 안세권의 특질을 발휘하지 못하는 그것이 바로 팀에 손해가 된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한 것 같다.


파워풀하게, 그리고 시원하게 내지르는 안세권의 보이스를 왜 살리지 못했을까. 장점을 극대화시켜 노래해야 하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그 장점마저 깎아서 노래하는 것에 대한 팀 차원에서의 점검 부족이 실수라면 실수였다. 결국은 그런 편곡을 하지 못한 것이 실력이긴 하겠지만 이 대목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게 될 것이다.


뒤이어 나오는 비타600 팀의 정필립 쓰임새를 비교해보면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은 결국 편곡에 달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정필립이 치고 나오는 부분에서 안세권이 떠올랐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될까. 그만큼 안세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지피지기라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강력한 무기 하나를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었음을 부언해야겠다.


안세권의 부진은 임정모의 눈물을 낳았다. 뮤지컬에서 앙상블을 노래한다는 임정모의 값진 눈물을 딛고 올라간 안세권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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