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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Oct 14. 2017

팬텀싱어2, 윤종신과 조민규의 힘겨루기

- 윤종신의 한국 노래 우대 전략과 조민규의 영토 확장

최근 팬텀싱어 2에서 새로운 흥밋거리가 생겼다. 팬텀싱어와 크로스오버 영역에서 한국 노래를 우대하는 윤종신, 그리고 팝송의 영역까지 크로스오버의 영토를 넓혀가는 조민규. 이것을 두고 윤종신과 조민규의 힘겨루기라고 해도 될까.


윤종신은 큰 그림과 큰 시장을 보고 있다. 더불어 팬텀싱어의 마케팅 차원에서 팬텀싱어가 어느 공간에 위치하는 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장이 없이 6명의 항해사들이 항해하는 팬텀싱어라는 배에서 나름 선장의 마인드와 혜안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 증거가 지난 방송에서 조민규의 팀에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윤종신이 단 몇 점만 더 줬어도 그 팀이 1등이 되었을 것이고 또한 탈락자의 명운이 뒤바뀌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조민규는 아마도 팬텀싱어2에서 수확한 최고의 인물이 아닐까 한다. 청량한 보이스가 크로스오버에까지 어울리는 것은 물론 기획과 프로듀싱에서부터 싸움과 전략에까지 능통한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인재다. 속으로 제갈민규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그런 조민규는 팬텀싱어2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하다 못해 아예 자신의 판으로 끌고 갈 태세다. 자칫 조민규가 만든 링 위에서 다들 힘 한번 못 써보고 조민규의 판에 박수만 치다 끝날 것 같다.


윤종신은 왜 조민규의 시도에 제동을 걸고 있을까. 그것은 경연 이외의 상황과 이후의 상황이 윤종신의 감각적 판단에 걸려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조민규의 미래진행형 변신이 무대 경연으로서는 좋으나 전체 시청자와 전체 시장의 측면에서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팬텀싱어에서 불려지는 최상의 곡은 무대곡이면서도 애창곡이 되는 그런 노래여야 하는데, 조민규의 최근 노래들은 화려한 무대곡은 될 수 있어도 애창곡은 되기 어려운 그런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윤종신의 입장에서 보면 조민규는 본인이 치고 나가야 하고 또 1등을 해야 하는 출연자일 뿐이다. 그래서 팬텀싱어나 한국적 크로스오버를 생각할 여지도 없고 또 현재 위치에서는 그럴 필요도 없다.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치면서 신나게 놀면 되고 그렇게 하면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면 될 뿐이다.


그러나 그런 조민규에게도 부족한 것 하나가 있다고 해야겠다. 부분적 대중이 아닌 전체 대중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조민규가 작가주의 감독처럼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겠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크로스오버라는 것이 대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대중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나아가 그 많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 팬텀싱어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시청자들이 왜 팬텀싱어라는 정서에 목말라 하는지를 한번쯤은 짚어보고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까지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민규를 견제하는 윤종신은 시야가 넓다. 무대에서 가창만 보는 다른 심사위원들과는 달리 시장을 볼 줄 알고 팬텀싱어의 생태를 걱정할 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 소수 시청자들이 아닌 다수 시청자들의 마음을 읽고 배려할 줄 안다.


결승전을 향해 달려가는 팬텀싱어 2에서 윤종신과 조민규의 힘겨루기 결말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패기의 조민규와 노련한 윤종신. 큰 그림을 보는 윤종신과 송곳같이 날카로운 조민규. 둘이 펼치는 기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결승전을 향해 달려가는 팬텀싱어 2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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