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분야에서 갈고 닦은 출중한 실력. 성악적인 보이스를 확실하게 가졌으면서도 크로스오버를 위한 보이스까지 이미 장착하고 나온 참가자. 특히나 고음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소프트하게 피아니시모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한국 노래를 많이 시도한 점까지.
김주택과 김현수가 결정적으로 비슷한 것은 꽃길만 걸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현수는 처음부터 주목을 받는 실력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조합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 노래를 부른 때문인지 승승장구하지는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우승팀과 연결이 되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김주택도 그랬다. 현재까지의 김주택은 김현수와 판박이라고 해도 될 만큼 흡사하다. 김주택은 김현수보다도 더 큰 주목을 받고, 아니 김현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고 등장했으나 이름값만큼 탄탄대로를 걷지 못했다.
그것은 듀엣 미션에서 배두훈과 부른 한국 노래부터였다고 할 수 있는데, 어찌 되었건 이때 근소하게 밀렸고 이때부터 김주택에게 꽃길이 사라져버렸다. 그 후로 탈락후보에서 올라가는 일이 반복되었고 그것은 12인의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김현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김주택의 원인은 무엇일까. 만나는 팀원의 문제일까, 아니면 선곡의 측면에서 우리 노래를 부른 것 때문일까. 아마도 후자에 좀 더 힘이 실린다.
팬텀싱어에서 차지하는 우리 노래의 비중에 대한 이미지는 ‘잘 할 수는 있어도 1등은 하기 어려운 정도’에 그친다. 그런 우려는 거의 적중에 가까웠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팬텀싱어 프로듀서들이 심어준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 노래와 외국 노래가 연출한 박빙의 상황에서 어느 노래를 미느냐의 문제는 실력에 대한 판단이라기보다는 곡의 선호도에 대한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곡을 더 좋게 쳐주는 심사위원이 많고, 원곡 자체의 내재적인 울림이나 서정성은 외국 곡에 비해 좀 약해도 우리 노래를 불렀다는 점을 높이 사서 점수를 주는 심사위원은 한두 명에 불과한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은 음악 외적으로 가치관에 대한 문제라고 한번쯤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
팬텀싱어2 김주택의 길은 현재진행형이다. 과연 김주택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음악적 취향이나 표현력이 김현수와 비슷한 김주택이 김현수처럼 마지막에 꽃가마를 탈 수 있을까. 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의 향방에서 초유의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