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섶 Dec 10. 2021

눈밭 - 이종섶 시

어디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마는, 제가 있는 곳에는 첫눈이 나리지 아니하였다가, 이제사 이렇게 첫눈이 나리는 소식을 그대에게 전합니다. 제 마음속 첫눈입니다.      

         


눈밭     


이종섶          


하늘이 쓴 시를 받아 만든 시집 한 권     


아이들은 눈사람이라는 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첫눈이라는 시를 좋아한다     


눈이 많이 내리면 재판 삼판을 찍지만     


초판만 겨우 찍고 사라지기도 하는 겨울     


순수하고 깨끗한 시집은 인기가 좋아     


보는 이 마음에 생생한 여운을 남긴다     


글만 알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 비비며 읽어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탄성을 지르게 한다     


보면 볼수록 눈까지 맑고 시원해져     


한 자 한 자 읽을 때마다 들려오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소리가 좋아     


평생 곁에 두고 애송하며 잠들고 싶은 밤     


읽는 사람 누구나 시인이 된다     


시인의 가슴에는 언제나 눈이 내린다     


https://youtu.be/RM-iD51KBlU

작가의 이전글 나뭇잎 지폐 - 이종섶 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