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트롯 준결승 2라운드 1대1 한 곡 대결 결과를 보고
미스터트롯 준결승 2라운드에서 1대1 한 곡 대결의 경연이 모두 끝나고 최종적으로 순위가 결정되어 결승 진출자가 가려졌을 때, 관객 점수의 공개로 인해 보이지 않는 아쉬움이 드리워졌다. 마스터 점수와 관객 점수와 차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어떤 참가자는 관객 점수에 비해 마스터 점수가 높았고, 어떤 참가자는 관객 점수에 비해 마스터 점수가 낮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기준점은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 것을 식별하는 능력에서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일반인은 그것을 느끼고 분별하는 감각과 감정만 가지고 있으나, 전문가는 그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지식과 식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타나는 일반인과 전문가의 차이를 지식과 학습에 따른 해설 차이로 인식을 해야 한다. 그것 자체를 감상의 수준과 실력 차이로 인식하면 곤란하다. 이 점에서 리더 그룹이나 전문가 그룹은 설명과 해설하는 기술 자체를 곧 음악에 관한 모든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그렇게 될 경우 권력의 지배층이 비지배층을 지배하면서 기득권을 누리려는 시도와 같은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대중을 상대하는 전문가 그룹이 보여야 할 진실성을 미스터트롯으로 돌려 말해보자. 마스터 자신이 판단과 심사에 있어서 관객들과 차이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이것이 리더와 전문가 그룹이 대중을 위하는 기본자세다.
미스터트롯 준결승 2라운드 1대1 한 곡 대결에서 나타난 마스터와 관객의 점수 차이는 의외로 많았다. 이찬원과 나태주, 김호중과 류지광, 임영웅과 김수찬, 장민호와 정동원의 대결이 대체로 그런 편이었다.
임영웅과 이찬원은 마스터의 몰표를 받았지만 관객은 쏠리지 않았다. 임영웅은 그렇다고 해도 이찬원은 그 편차가 너무 컸다. 나태주의 선전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라갈 사람과 떨어질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했을까. 아니면 다른 마스터들의 점수를 의식해서 반대로 점수를 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심리가 작용했을까. 마스터들은 이찬원에게 300점을 주었지만 관객은 이찬원에게 171점을 줌으로써 나태주가 이찬원과 대등한 경연을 펼쳤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호중과 류지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호중은 관객 점수로만 보면 전체 2위를 했음에도 마스터 점수에서 이찬원과 같은 압도적인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것은 물론 1대1 대결에서 상대방의 영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경우라고 하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관객과 마스터 점수의 차이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장민호와 정동원의 대결 역시 마찬가지다. 마스터 점수에서 정동원이 장민호보다 많은 점수를 얻었지만 관객 점수에서는 장민호가 근소하게 앞섰다. 이것만 보더라도 마스터보다 관객들이 더 균형이 잡혀 있고 더 공정한 판단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다중지성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나 일반적인 영역에서 한두 명의 리더나 리더 그룹이 아닌 구성원 전체 또는 참여자 전체의 이해와 판단에 따라 얻어진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터트롯 준결승 2라운드 1대1 한 곡 대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판단은 다중지성의 힘을 보여준 것이었고 다중지성의 힘을 드러낸 것이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