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섶 Mar 13. 2020

미스터트롯 작곡가 신작 미션은 가창이 아닌 작곡 경연


미스터트롯 결승전 1라운드 작곡가 신작 미션은 가창이 아닌 작곡 경연          



미스터트롯 결승전에서 펼쳐진 1라운드 작곡가 미션을 한 마디로 평한다면 가창 경연이 아닌 작곡 경연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결승전에 진출한 참가자들이 작곡가들의 신작을 불러서가 아니라, 심사를 하는 마스터들이 대체로 보인 반응 때문이다.      

    

참가자들이 신곡을 부른 무대를 보고 점수를 매긴다고 할 때 우선적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곡 자체가 주는 영향이나 감흥, 또는 분위기 등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작곡이라는 영역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만일 이렇게 심사하게 되면 경연의 의도와 결승전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기본적으로 가창자를 뽑는 경연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전 1라운드 작곡가 미션에서 보여준 마스터들의 심사는 심사라고 하기보다 차라리 반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곡 자체의 영향 아래 놓여 있었다. 신곡들의 성격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객관적인 심사보다 취향 심사 내지는 관객 감성의 일회성 소비 심사에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체를 보면서 중심을 잡는 심사위원이라면 작곡가 신곡 미션 라운드라는 점을 최대한 감안해야 했다. 곡 자체에 끌리는 것을 가급적 자제하려고 애쓰면서 가창자가 그 곡을 어떻게 소화하며 노래하는지를 냉정하게 살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승전 1라운드 작곡가 미션에서 보여준 마스터들의 모습은 대체로 곡 자체가 주는 영향에 그대로 반응하고 끌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창 경연이었다기보다 작곡 경연이었다고 평하는 것이고, 그 또한 즉흥적 재미나 시장성이 있는 곡에만 치우쳤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곡에 끌리는 마스터들의 성향도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적인 것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참가곡 모두가 댄스곡이거나 발라드풍의 트로트거나 일렉트로닉 트로트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러나 참가곡 일곱 곡의 성격이 극과 극인 무대에서는 일렉트로닉 트로트 같은 곡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심사위원으로서 진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작곡가 신작 미션은 같은 계열의 신작으로만 구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곡 자체에 대한 반응을 심사의 출발로 삼지 말고, 이러 저러한 성격의 곡을 그 참가자가 제대로 표현했는지 나아가 자기만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했는지를 심사의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다시금 짚어보는 것이다.          


마스터들이 반응한 그 곡들을 만일 다른 참가자들이 불렀다면 어땠을까. 중간 순위나 후 순위 참가자들이 불렀어도 똑같은 반응, 아니 그 이상의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오히려 어떤 참가자의 경우는 더 큰 호응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신곡 미션은 기본적으로 경연에서 아주 중요한 ‘선곡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 이 말은 곡 자체와는 별개라는 뜻이다. 노래라는 영역에서 곡이 주는 영향은 어쩔 수 없겠지만 적어도 결승전 1라운드라는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신곡 자체’에 반응하지 않는 신중함을 유지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결승전 1라운드 작곡가 미션의 관전평이다.           


작가의 이전글 미스터트롯 강태관의 쓸쓸한 뒷모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